의성 청년마을 로컬러닝랩 2기 기묘한 도주 팀 김명환
Q1.
의성행을 선택한 이유와 그중에서도 비즈니스 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1.
저는 평소에 수제 맥주 공방에 관심이 많았고, 여러 수제 맥주 공방을 찾아보다가 의성에 있는 호피홀리데이를 알게 되었어요. 호피홀리데이 대표님께 여러가지를 여쭤보고 하다가 나만의-성 참가를 추천받아 이곳에 왔죠. 호피홀리데이 대표님께서 로컬이라는, 어떻게보면 작은 생태계일 수 있는 이곳에서 어떻게 비즈니스를 운영하시는지 알고 싶었어요. 그리고 의성에 ‘홉이든’ 이라는 홉농장도 있는데 거의 국내에서 유일하게 홉 농장을 체계화해서 공장까지 만든 곳이 있거든요. 호피홀리데이와 홉이든이 협업하고 연계해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분들이 어떻게 사업을 확장해가시는지 직접 보고싶었어요.
Q2.
로컬 곳곳에 수제 맥주 공방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호피홀리데이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나요?
A2.
로컬 수제 맥주 공방 중에서 가장 매력있다고 생각한 곳이었기 때문이에요. 도시에서는 지하실처럼 작은 공간을 이용해서 공방을 만든 경우가 있는데, 호피홀리데이는 마당도 있고 해서 공간을 잘 활용한다고 생각했어요. 또 그런 장소를 낭만적으로 촬영해서 홍보하는 콘텐츠를 보고 너무 좋다고 생각해서 호피홀리데이에 가장 매력을 느꼈어요.
Q3.
이번에 비즈니스 랩으로 참여하면서 로컬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생겼을 것 같은데요, 도시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것과 로컬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것에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3.
도시에서 가장 크게 느꼈던 건 내수시장 만으로 비즈니스 운영이 가능하다는 건데, 로컬 비즈니스는 외부로 확장돼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느꼈어요. 로컬은 아무래도 소비자가 부족하다 보니까 외부 소비자를 끌어들이거나 외부로 제품을 뻗어나갈 수 있게 만들어야겠더라고요. 이 부분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로컬 비즈니스는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지점이 더 잘 보이고, 경쟁자도 적다보니 특색이 도드라져요. 요즘 도시에 맥주 공방이 얼마나 많겠어요. 그런데 로컬에서 하면 무엇이든 퍼스트 무버가 되기 쉽고, 그런 사람들끼리 힘을 합치면서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점이 있는 것 같아요.
Q4.
그럼 기묘가 생각하기에, 로컬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4.
로컬에서 비즈니스 하는 분들은 전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때로는 로컬이라는 환경이 힘들고, 수입이 안 나고 적자가 나면 도시로 나가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이분들에게는 로컬에 있을 만한 가치,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런 가치들이 있는 것 같아요.
도시에서도 비즈니스를 할 수 있지만, 로컬에서 하는 이유는 그만큼 도시에서 채워지지 않는 평안, 쉼이 더 균형있게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느끼기에 로컬은 삶과 일의 균형이 잘 이루어지는 곳 같고, 어쩌면 나를 위한 가장 자연스러운 곳인 것 같아요. 그래서 로컬에서 비즈니스를 하는게 건강한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Q5.
이번엔 기묘와 팀원들이 직접 경험한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원데이 클래스 ‘낭만적 휴일로의 초대’ 컨셉을 기획하고 홍보, 모집, 그리고 진행까지 해봤는데 전 과정을 경험하면서 느낀 점이나 배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5.
사실 ‘낭만적 휴일로의 초대’ 프로그램을 예상치 못하게 만들게 됐어요. 처음에는 시즈널 맥주 양조를 하고 쉬는 시간이 있고, 이정도면 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점점 여러 의견을 수렴하다보니 생각이 바뀌었어요. ‘지역사회에 있는 인적자원이나 문화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걸 만들자’라고요. 방향성을 넓히니까 저절로 콘텐츠가 풍부해졌어요. 그 과정에서 평소 제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하면서 배운 것도 많고요. 맥주 양조 이외에도 확장된 경험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의도치 않았지만 저에게 좋은 경험이었어요.
게다가 프로그램 전 과정을 도와주시고 참여해주신 대표님들이나 작가님들이나 대표님들께서도 좋은 경험을 했다고 이야기 하시더라고요. ‘우리가 만든 작은 소소한 프로그램을, 어쩌면 지속 가능하게 만들수도 있겠구나’ 하는 가능성이 느껴졌어요. 아직까지 의성에는 관광객이나 외부인을 위한 프로그램, 이벤트 등이 활성화되지 않았으니까요.
Q6.
그런 배움이 향후 기묘의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될 거 같나요?
A6.
비즈니스를 할 때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단 하나도 없어요. 프로그램을 짜는 것도, 홍보하는 것도, 인적 자원 관리도, 마케팅도 다 중요한 것 같아요. 하나하나 세심하게 다 챙기다 보니까 멀티로 일을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비즈니스 프로세스 같은 것도 보이기 시작했어요. 만약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게 된다면, 무엇을 준비해야하고 프로세스를 어떻게 짜야되는지 등등, 이런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것을 이번 경험을 통해 미리 알게된 것 같아요.
Q7.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A7.
어려웠던 점은 각자의 입장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 다르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다르다 보니 그 사이에 합의점을 딱 하나 찾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합의된 지점을 찾고나서 부터는 참 쉬웠어요. 묵묵히 우리의 할 일을 해내면 되는 거 였으니까요.
Q8.
기묘한 도주 팀도 여러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었던 힘이나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A8.
팀은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이잖아요. 우선 저희 팀이 탄 배가 바다 위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못 잡고 있을 때 방향과 중심을 다시 잡을 수 있었던 건 예지 대표님의 영향이 커요. 저희들이 흔들리지 않게 잘 잡아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셨거든요. 그리고 방향성이 흔들릴 때 팀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다시금 생각했었어요. 그때 제가 팀내에서 리더 역할을 맡았던 만큼 ‘길을 명확하게 보여주자. 그럼 팀원들이 따라올 것이다’라고 목표를 정했어요. 팀원들이 자거나 쉬는 시간에 더 노력해서 우리가 하는 게 무엇인지 보여주려고 시각화된 자료를 많이 준비했었어요. 그러다보니 우리가 무얼 하는지 함께 이해를 하고 서로 합의점을 찾으면서 팀이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9.
다른 팀원들도 기묘의 역할이 컸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렇다면 반대로 팀원들이 있어서, 팀으로서 활동했기에 해낼 수 있었던 것을 이야기해보면요?
A9.
사실 혼자서 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많았어요. 양조 클래스 부터, 사진 기록, SNS 마케팅, 행사 관리 등등 전부 다 혼자서는 못했을 거예요. 팀이라서 가능했죠. 이렇게 전시와 공연, 파티가 어우러진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던 건 팀이라서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Q10.
팀 프로젝트를 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한 기묘의 역량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A10.
저는 디자인을 잘하는 것 같아요. 상대방을 이해시킬 수 있는 디자인 포스터를 많이 만들어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팀원들에게 인정도 받으니까 몰랐던 제 능력을 새롭게 발견한 느낌을 받았어요. 디자인하고 마케팅, 영상 제작 같은 걸 잘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말이에요. SNS에 업로드한 영상은 전부 제가 촬영했는데 감각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아마 인정해주고 독려해준 팀원들 덕에 이런 역량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Q11.
프로젝트를 하는 과정에서 들었던 반응이나 의견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A11.
청년마을을 처음 접하신 분들은 “이런 네트워크가 있는지 몰랐다”, “알았으면 진작 왔을 것 같다” 이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리고 양조 클래스나 공연, 파티에 오신 분들은 “로컬에서 힐링과 이런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의미 있었다”고 하시면서 다들 좋아하셨어요. 참여하신 분들 대부분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Q12.
기묘한 도주 팀의 프로젝트가 의성에 어떤 영향을 남기고, 어떻게 이어져 나갔으면 좋겠나요?
A12.
의성하면 특산품 마늘이 먼저 떠오르는 게 현실이고 의성에서 휴양지의 이미지는 잘 떠오르지 않잖아요. 그런데 제가 느낀 의성은 휴양지로서도 가치가 있는 느낌이에요. 휴양시설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저희가 만든 ‘낭만적 휴일로의 초대’처럼 문화적 프로그램 위주로 휴양이나 관광 상품을 만들어 가면 좋은 프로그램이 많이 생길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단체가 더 생겼으면 좋겠어요.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해주면 소멸도시라는 위기상황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
Q13.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할까요?
A13.
저희 팀은 수제 맥주 공방 공간에서 전시나 공연을 열었는데요. 공간적인 부분에서 준비가 안되어 있으면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어려울 것 같아요. 저희와 협업하신 작가님들도 말씀하셨는데, G타운 보다는 맥주 공방이 인테리어적으로 잘 갖춰져있어서 전시하기가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지역 문화예술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 지역 예술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게 우선이 아닐까 싶어요.
Q14.
중요한 지점인 것 같아요. 공간은 무엇을 하든 정말 중요하죠. 이번엔 멘토인 호피홀리데이 김예지 대표님과 협업했던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해볼게요. 로컬 비즈니스 선배인 예지 대표님과 협업을 해보았는데 가장 크게 배운 점, 뚜렷하게 얻은 인사이트는 무엇인가요?
A14.
저도 ‘하고싶은 걸 해야겠다’ 라고 마음 먹으면 반드시 해내는 스타일인데 저보다 더 목표 지향적인 분을 만난 것 같아요. 그렇게 적극적인 분을 오랜만에 만난 것 같은데, 본인의 비즈니스에 대한 확고한 어떤 신념, 믿음이 있는 분이셔서 그 열정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타인은 나의 열정에 끌리게 되어 있다’ 그러니까 내가 열정을 보이면 어떻게든 성공한다는 마인드인 건데, 예지 대표님으로부터 그런 마인드를 느끼고 배우려고 했어요. 물론 양조 클래스에 대한 전반적인 걸 배운 것도 크겠지만 열정의 끌어당김의 법칙도 많이 배웠다고 생각해요.
Q15.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어떤 점을 배웠나요?
A15.
비즈니스적인 측면으로 보면 마케팅 부분을 정말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맥주 양조 클래스를 통해서 본질을 끌어올리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기도 했잖아요. 근데 그것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느꼈어요. 아무리 맥주 양조 잘해도 보여지는 게 어떠냐에 따라서 비즈니스 성공의 당락이 결정된다고 생각했거든요. SNS를 활용해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까지 세세하게 알려주시더라고요. 그리고 고객 응대 태도, 커뮤니케이션 방식, 서비스 차후의 매뉴얼도요. 비즈니스와 맥주 양조 클래스의 거의 모든 과정을 예지 대표님께 여쭤가면서 배운 것 같아요.
Q17.
기묘도 수제 맥주 브루어리 창업의 꿈을 꾸고 있는 만큼, 예지 대표님을 좋은 멘토로 삼고 열심히 배우려 노력했다는 게 느껴지네요. 예지 대표님 이외에도 지역 예술가인 작가님들과 협업을 했었죠. 협업하는 과정들이 프로젝트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해요.
A17.
김현주 작가님, 이재 작가님.. 대부분 저희들이 먼저 부탁했는데 선뜻 받아들여주셨어요. 그분들은 예술가고 전문가이기 때문에 저희가 어떤 제안을 드리거나 협의를 하기엔 부족했거든요. ‘전시 공간이 이렇게 구성될 예정이니 그걸 활용해 주세요’라는 정도밖에 이야기를 안 했어요. 그런데도 흔쾌히 함께 해주시고 전시와 공연과 행사 자체를 즐겨주시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전시를 준비하고 행사를 운영하면서 작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작가님들께서 본인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시는 것을 반기시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Q18.
기묘한 도주 팀이 만든 계기를 나만의-성이 잘 이어나가서 예술가 분들, 작가분들과 무언가 계속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이번엔 의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해요. 의성이라는 지역에 머물면서 조금 내가 의성에 녹아들었다, 내가 의성 주민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었나요?
A18.
의성에서는 주민들 끼리 마주치면 어딜 가나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어느 순간부터 주민분들과 인사를 하고 다니더라고요. 의성읍에 있든 안계면을 가든 처음 보는 분한테 인사하기도 하고, 서로 자연스럽게 누군지 소개하고 그러면서요. 그리고 그분들이 저를 알아보기 시작했을 때, 의성에 녹아들었다고 그때 느꼈어요. 아직 주민으로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만요.
Q19.
의성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나눴던 대화 중에 인상에 남는 대화가 있었는지 궁금한데, 그중에서도 그분들이 우리 나만의-성이란 청년마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 것 같았는지 이야기해주면 좋겠어요.
A19.
의성에 사는 지인분하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렇게 각지에서 와서 생활하고 활동하는 거 보니까 되게 신기하다’, ‘어떻게 청년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같이 모여 살 생각을 했냐’ 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한번은 러닝 모임을 나갔는데 지나가시는 아주머니들께서 “여기는 청년이 없다, 근데 이렇게 청년들 보니까 너무 좋다” 라는 말을 하셨던 게 인상 깊었어요. ‘여기서는 나이가 젊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환영받는구나’, ‘도시 나가면 수많은 청년들이 있어서 귀한 줄 모르는데 여기선 되게 귀하게 생각해 주시네’ 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Q20.
맞아요.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환대받는 경험은 의성이기에, 로컬이기에 가능하지 않나 싶어요. 지난 7주동안 경험했던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을까요?
A20.
저는 의성의 자연을 느낄 수 있었던 마미마 나이트런이 참 좋더라고요. 의성에 여러 운동 시설이나 러닝 코스를 잘 만들어 놓은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수용해서 러닝 행사를 열 수 있는 곳이 많이 없는데 청년마을에서 기획해서 만들었다는 게 대단했어요. 러닝은 전국적으로 보편적인 문화이니만큼 의성에서 이걸 더 개발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러닝을 좋아하다 보니까 그런 걸 수 있지만요. 의성이 운동하기도 좋고 훈련하기 좋아요. 구봉산 길도 잘 돼 있고요. 이런 부분에 대해 지자체에서 투자를 하면 러닝의 성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전국에서 찾아올만큼요.
또 나누장 플리마켓도 좋았어요. 의성군 안이나 근방에 있는 지역의 대표님들, 단체들이 다 같이 와서 이렇게 플리마켓 하는 게 신기했거든요. 서울에서는 할 수 없을 거예요. 복잡하고 혼선이 생기니까요. 근데 여긴 옹기종기하고 원활하게 이루어지니까 다양한 분들이 많이 참여하시는 것 같았어요. 참여할 때마다 서로 알고있는 사람들이 오다보니까 서로 돕거나 같이 무언가를 만들 수도 있을 거고요. 이런 네트워크가 신기했고 부러웠죠.
Q21.
기묘는 경산이라는 로컬에서 삶을 경험했지만, 의성에서의 경험은 또 달랐을 것 같은데요. 의성에서 머물면서 청년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지점이 있었을까요?
A21.
사실 의성에서 청년들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일이 많지는 않았어요. 옛날 감성 있는 그대로가 필요한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 주민 연령대가 고령화 됐기 때문에 청년이 한다고 해서 더 좋아할 것 같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기존에 없었던 일을 새로 만드는 건 청년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빈티지샵, 트렌디한 펍이나 바, 디지털 서비스와 밀접한 곳이요. 특히 서비스센터, 수리센터와 같은 기술지원 부분이나 새롭게 업데이트되고 트렌드가 바뀌는 부분에서는 청년들이 필요할 것 같아요. 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요. 어르신들 중에는 가전제품이 너무 무거워서 못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폐기 처리 사업이라던지 신체적 한계때문에 못하는 일을 청년들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Q22.
이제 질문의 마지막 파트로 넘어가볼게요. 나만의-성 이라는 공동체는 기묘에게 어떤 공동체였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요?
A22.
우선 운영진이었던 페이스메이커들이 위계질서를 세우거나 통제하는 게 아니라, 이름처럼 정말 함께 페이스를 맞춰주고 해준 것 같아서 좋았어요. 저희가 방향성을 잃고 있을 때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역할, 늘어질 때 잡아주는 역할, 힘들 때 끝까지 이어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주었어요. 뒤에서 저희 러너들을 잘 지켜주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리고 저희 숙소인 금강장에 들어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요. 의성역에 내려서 문을 열고 들어올 때마다 내 집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 사는 사람들 모두 가족 같고, 전부 형제, 남매 같달까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로컬에 왔지만 전부 가족이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만의-성’이 나만의 성이 아니라 우리의 성으로 변한 것 같아요. 저도 이제 의성을 ‘우리 의성’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거든요. 이 공동체가 하나의 집단이 된 것 같고, 정말 가족 같아진 느낌이 들어요.
Q23.
나만의-성 내부 프로그램 중에 기억에 남거나 가장 좋았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A23.
저는 인사이트 투어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사이트 투어를 통해 의성에서 활동하는 대표님들을 만나고, 어떻게 성공했는지, 어떻게 꾸려가는지에 대해 듣고 알 수 있었어요. 어떻게보면 긍정적인 선입견이 생긴 것 같아요.
Q24.
마지막 질문인데요. 7주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기묘가 가장 많이 변화했다고 생각하는 게 무엇인가요?
A24.
리더십이요. 7주라는 시간동안 소규모의 팀이었지만 이끌고 나갈때 극한의 리더십이 필요했어요. 그 부분에서 스스로 부족한 모습도 많이 보이고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이 보여서 저에 대한 고찰을 많이 했어요. 달라지고 싶고, 개선하고 싶은 생각에 제 자신을 많이 가다듬는 시간을 보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