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에서 1년 더보기 2

의성 청년마을 로컬러닝랩 2기 비즈니스랩 유채유채유 팀 강상우

Q1.

더보기는 1기에 이어서 2기에도 참여했죠. 2기에도 참여하게 된 이유나 계기는 무엇인가요?

A1.

1기를 하면서 마을 분들과 많은 교류가 있었는데, 마을 기업이나 마을 수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마을 수익이 발생하면 저희가 접근했던 주제 중 하나인 돌봄 문제와 관련해 해결방법에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어요. 이 결과가 잘 만들어져서 사람들이 더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2.

1기는 임팩트 랩으로 참여했는데 2기에는 비즈니스 랩을 선택했어요. 두 가지 랩을 모두 경험해 본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요?

A2.

1기 임팩트 랩의 경우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문제를 찾고 정의하고 해결책을 만드는 작업이 주요 과제였어요. 반면 2기 비즈니스 랩에서는 소비자 조사부터 브랜딩, 패키지, 여러 가지 구성 요소나 마진에 대한 생각까지 다양하게 해야 하다보니 재미있는 작업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Q3.

이번에 유채유채유 팀은 브랜딩에 가장 집중했던 것 같은데, 직접 브랜딩을 해보면서 느낀 점이나 배운 점 또는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3.

유채씨유가 내세마을의 자원인 만큼 브랜딩 과정에서 마을을 항상 염두하고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마을을 브랜딩 한 뒤에 제품을 보여주는 게 맞는지, 아니면 순수하게 이 제품만을 브랜딩 하는 게 맞는지 방향성을 결정하기 어려웠어요. 정상적인 브랜딩 과정을 배워본 적이 없어서 어렵기도 했지만, 조언을 구하거나 직접적인 작업 경험을 하면서 많이 배운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브랜딩이나 디자인 등, 결과들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체감하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학교에서보다 좀 더 실제로, 몸으로 배운 느낌이 들었어요.

Q4.

결은 조금 달라졌지만 여전히 1기에 이어서 내세마을과 관계를 맺으며 프로젝트를 진행했잖아요. 마을과 함꼐 프로젝트를 해서 좋았던 점과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4.

좋았던 점은 아무래도 마을의 어르신들이 저희를 예뻐해주시고,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시다보니 분위기가 딱딱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비즈니스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감정들을 많이 느꼈죠. 저희가 하는 것들을 믿고 맡겨주신다는 점도 좋았어요. 어려웠던 점으로는 나이 차이가 50살 이상씩 나다 보니 아무래도 소통을 할 때 신경 쓸 부분이 많더라고요. 영어 단어 같은 것들도 한글로 완벽히 대체 되는 것들이 없을 때 고민을 오래 했던 것 같아요.

Q5.

사실 궁극적으로는 마을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했었는데요. 마을 기업이나 마을 비즈니스에 필요한 건 무엇이고 진행할 때 청년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5.

마을 기업이나 마을 비즈니스에서 청년들이 필요한 부분은 서류 작업과 관련된 부분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어르신들이 만들어 드시거나 사용하고 계시는 것들의 원재료나 출처, 성분 등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거든요. 다른 곳에 소개하거나 유통하기에 부적절한 상황들이 있었어요. 청년들이 있으면 이런 일들을 진행할 때 공식화하고 서류 작업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6.

만약 더보기가 로컬에서 비즈니스를 한다면 어떤 걸 해보고 싶나요? 그 이유도 같이 이야기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A6.

단순히 1차 농산물을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에서 다 같이 키우는 작물을 바탕으로 가공품을 만들거나 쇼핑몰처럼 가게를 열고 싶어요. 그래서 마을마다 하나의 아이템을 가져오시면 우리가 브랜딩을 해드리고, 그렇게 모인 여러 가지 제품들을 하나씩 채워가는거죠. 이러한 비즈니스가 생긴다면 의성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있는 다른 로컬에서도 지속적인 수익이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이 지속적인 수익은 떠났던 지역 사람들이 마을로 다시 돌아올 기회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고요. 좋은 선례를 많이 만들면 아마 다른 마을에서도 벤치마킹하지 않을까요.

Q7.

하나의 큰 마을 가게가 만들어지겠네요. 복작복작한 모습이 벌써 상상이 되어요. 이번에 또 새로운 팀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바뀐 팀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A7.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에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공통된 목표 설정을 하는 과정이 어려웠어요. 아무래도 각자 생각이 조금 다르다보니 합의하는 과정에서 힘이 들기도 했던 것 같아요. 좋았던 점은 같은 주제로 깊게 이야기할 수 있는 팀원들이 있다는 점이에요. 해야 하는 일들이 정말 많았는데 분업해서 하니까 빠듯하긴 해도 끝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8.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들었던 이야기나 의견들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A8.

최종결과보고회 때 내세마을 주민분들은 못 오셨지만, 타깃으로 했던 2030 젊은 층 분들은 꽤 오셨었거든요. 그분들이 저희 결과물을 보면서 ‘우리가 아는 기름이랑 뭔가는 다른 느낌을 주는 기름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청년층을 타깃으로 해도 실제로 가능성이 있겠다고 느꼈어요.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타깃으로 한 분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게 기억에 남아요.

Q9.

그만큼 유채유채유 팀의 프로젝트가 의도한 방향대로 흘러갔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네요. 더보기는 어느덧 의성 생활 5개월차에 접어들었어요. 2기를 하는 중에 의성이라는 지역에 애정을 느낀 순간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A9.

내세마을 어르신들께 인사드리러 갔을 때, 어르신들이 먼저 저를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특히 내세마을 사무장님 같은 경우에는 가끔 장난치듯 ‘상우 씨’라고 부르시면서 농담도 하세요. 그런 모습들을 볼 때 마을 어르신들께서 저희를 좋은 청년들로 기억하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감사하고 특별한 경험인 것 같아요. 그리고 1기 때 오고 가면서 인사했던 분이나 인터뷰했던 분들을 읍내에서 마주쳤을 때 “아직 안 갔어?”라고 말씀하시기도 하는데, 마찬가지로 ‘날 알아봐 주는 사람이 생겼구나!’하는 생각에 애정이 더 쌓였어요.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분들이 대부분 저한테 “네가 의성에 남는다면, 의성에서 무언가 하고 싶다면, 정말 내가 발 벗고 도와줄게! 도울 수 있는 데까지 도울게” 이렇게 말해주세요. 사실 몇 번 안 만나고 알게 된 지 몇 개월 안 됐는데, 이렇게까지 사람들이 반겨주고 도와주려고 하는 거 보면 정말 다들 따뜻한 사람들이구나 느껴요.

Q10.

그럼 ‘의성’이란 지역이 더보기에게는 어떤 의미가 된 것 같나요?

A10.

지금으로서는 거의 집이에요. 고향 같은 느낌이고 어쩌면 제 진짜 고향인 전주보다 더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많은 것 같기도 해요. 지금 24살의 강상우(더보기)에게는 제일 좋은 공간이에요.

Q11.

어느새 가족같이 지내고 있는 의성 크루들은 더보기에게 어떤 존재였나요?

A11.

돈을 받는 것도 아닌데 다들 언제든 저희를 도와줘요. 헌신적인 사람들이에요. 재민이, 기윤이형, 한빈이형 전부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죠.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도와주니까요.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버려서 무언가 할 때 꼭 다같이 하는데 그게 정말 좋아요.

Q12.

지난 7주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젠가요?

A12.

지역축제에 같이 가고, 안계면 체육대회에 참여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지역축제에 가서는 내세마을 어르신분들이랑 많이 친해졌어요. 체육 경기를 하는 진짜 대회는 아침 10시까지만 잠깐 하고, 이후에는 계속 무언가를 먹거나 장기자랑을 진행했는데, 평소 우리가 알던 행사와 달라서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또 어르신들과 같이 식사를 하고, 한번은 저희가 찾아뵙고 식사를 대접해드리고 했었는데 이런 경험들이 너무 좋았죠. 나만의-성의 지원이 없었다면 하기 힘들었을 경험들이라 더 감사하고 소중하게 느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