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가 없는 예비창업가들은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시장성을 어떻게 검증할까?
토스, 배달의 민족과 같은 서비스들은 온라인 광고로 초기 시장이 있는지 검증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싯돌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대부분 실물형 제품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타겟하고자 하는 유효 고객이 있는 채널을 찾는 과정이 매우 중요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을 위한 디저트 개발 팀과 같은 경우에는 관광지를 둘러보고 온 가족관강객들이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사서 먹을 포장형 다쿠아즈를 개발하고 있었는데 이들에게 유효한 수요가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서는 동선을 세밀하게 고려한 장소를 선점해야 했다.
사업자 및 음식 관련 서류가 없다는 점, 기존 상권의 상인들의 날선 제재가 있다는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군에서도 참가자들이 원하는 곳에서 음식을 판매하도록 허가해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도 군청에서 뚫어주기 어렵다면 민간에서 해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원하는 장소에 있는 가게나 관리소를 찾아다니며 시식회 또는 판매장소를 섭외해 보라는 미션을 주었다. 사실 이렇게 해보라고 해도 안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 팀은 무언가 해보라고 하면 되든 안되든 일단 도전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변산, 격포를 돌아다니면서 장소를 물색하고 이해관계자를 섭외해본 결과 카페 두 곳과 공원 한 곳, 캠핑장 한 곳에서 시식회가 가능하다는 허가를 받아냈다. 그중에 이미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곳이어서 사람들도 쉽게 접근해서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카페로 최종 시식회 장소를 선정하였다.
첫 번째 시식회는 6월 19일(수), 격포에 있는 카페 '온나' 라는 곳에서 열렸다. 격포에는 보통 채석강을 보고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관광지를 보고 돌아가는 길에 지역 특색이 담긴 아이들을 위한 디저트를 구매해서 갈 것이다 라는 가설을 실험해보기 좋은 곳이었다.
시식회 등을 통한 프로토타입 검증을 시도할 때 가장 중요하게 강조했던 점은 '가설 설정'이었다. 막상 행사를 준비하다보면 정신이 없어서 우리가 어떤 것을 얻어오고자 했는지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꼭 검증하고 싶은 가설을 설정하고 들어가라고 당부했다. 디딤돌 프로토타입 개발/검증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 시식회 장소 선정 기준은 유효 타깃 동선이었다. 타깃이 제일 많은 곳인 ‘격포 해수욕장’ (가족 관광객의 부안 방문 장소 1위: 소노벨변산, 2위: 변산해수욕장 3위: 채석강)이 선정되었다.
이 팀은 시식회를 통해 부모의 니즈였던 특색을 디저트로 녹여내 기존에 없었던 관광상품을 선보인 후 부모의 반응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연령대별로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의 타깃인 아이와 부모에게 전체적인 맛의 피드백을 인터뷰로 받어 정성적 데이터를 수집하고자 하였다.
시식회 유도 및 사진 찍는 사람 두 명, 디저트 설명 및 진행하는 사람 1명, 기록 및 인터뷰하는 사람 한 명으로 로 인력을 배분하였다.
1. 수량
- 다쿠아즈 총 40세트 제작: 평일 해변 방문자 수 少
- 시식용 다쿠아즈를 일반용 다쿠아즈의 6분의 1로 구성 & 4가지 맛 별 시식 진행
2. 디스플레이
- 프로젝트 및 팀 소개
- 다쿠아즈 맛 별 소개
- ‘돌오리상’ 스토리 및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 다쿠아즈 견본품(실제 제품 크기)
3. 인사이트 수집 방식: 스몰토킹 형식의 인터뷰
진행시간 : 11:50-13:30
규모: 총 37명 대상 시식회 진행
전체 관광객 대비 참여율: 47%
1. 가설1: 아이들은 4가지 맛 중 오레오->황치즈-> 특산물 순으로 선호할 것이다. (익숙한 맛을 선호하기
때문에)
결과:
- 솔트카라멜, 오레오 ->오디, 황치즈 순으로 선호함
- 오디 불호 이유: 달지 않고 익숙하지 않은 맛
- 황치즈 불호 이유: 기존 황치즈 불호로 시식거부
인사이트: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기존 시제품 대비 달달한 맛이 조금 더 필요함, 새로운 소재를 익숙한 맛과 잘 융합할 수 있도록 제품 개발의 필요성을 느낌 (좋은 예시: 곰소솔티카라멜)
2. 가설2: 부모는 특산물로 제작된 오디,솔티카라멜맛을 다른 맛에 비해 더 선호할 것이다.
결과: 부모 선정 맛 상위권: 부안 오디, 솔티카라멜 (부안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산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었음)
인사이트 : 특색의 니즈를 원하는 부모를 위해 부안의 특산물을 활용한 재료로 만든 다쿠아즈 개수를 늘리고자 함. 황치즈맛 -> 뽕잎말차맛으로 테스트 예정
3. 가설3: 오디맛은 아이들 대부분이 거부할것이다. -
결과: “오디 맛”이 생소해서 호불호 나뉨 -> 추가 검증 필요
인사이트 : 오디+베리 -> 베리의 비중을 높일 예정
1. 부안 특산물로 만든 오디 다쿠아즈 -> 관광객들의 흥미 유발에 성공, 2-3명에겐 구매 의사를 받기도 함
2. ‘곰소소금’을 특산물인 줄 몰라서 솔트카라멜의 특색이 두드러지지 않음 -> 구두로 설명을 듣고, 맛설명
종이를 한 번 더 보기에 종이에 곰소소금이라고 명시하도록 수정
3. 사람들은 특산물에 호기심을 가진다. -> 솔트카라멜 곰소소금으로 만든거라고 얘기했더니 한번 더 구경
했다.
4. 오레오가 상대적으로 인기 없는이유는 관광상품의 매력 중 하나인 가장 좋아하는 맛보다 아는 맛이기 때문이다.
[시식회 보완 할점]
1. 내용 수정 : 맛 설명지에 특산물 부각시키는 문구 작성 / 팀 소개 및 돌오리상 문화재 설명은 임팩트있
게 기억하도록 단문으로 변경, 글씨 크기 24로 키울 것
2. 보여주는 방법 수정: 맛있어보이게 플레이팅하게, 실제 오디가 있고, 슈가파우더 보이게, 카페에서 사먹는 느낌으로 전시하듯이 해야 사람들이 혹할것같다.
2. 맛 평가 방식 변경 : 종이평가지 -> 인터뷰 진행 (종이로 적는 과정이 번거롭다)
3. 시식 방식 변경 : 종이컵 -> 그릇&이쑤시개 진열 (종이컵을 버릴때 테이블 위로 올려놔서 맛 설명종이
가 가려지고, 쓰레기가 많아진다.)
이 팀이 프로토타입 개발/검증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요소는 다음과 같다.
[어려웠던 점]
키리코 :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하다보니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좋은 아이디어들 중 우선순위를 정하
는게 어려웠고, 선택하는게 어려웠다. 메린 :아이데이션으로 들어가게 되며 디자인을 해야됐는데, 시식회 관련이나 잡무를 하다보니 디자인 진행이 더뎠고 투 트랙으로 가면서 소통의 어려움을 느꼈다.
온콩 : 프로토타입 베이킹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결과물이 좋지 않을 때 어떻게 개선해야할지 혼란스러웠고 작업이 체력이 안받쳐줬다... 일정이 촉박해 팀을 나누어서 활동하다보니 진행상황도 잘 몰라서 팀원과의 소통이 잘 안됐던 것 같다.
쥭 : 정해진 부족한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완료하기에 누구보다 채계적이고 정확한 플랜이 필요했는데 계획적
으로 일정을 짜보는 경험이 스스로 부족해 막막했다.
[우리 팀만의 창의적인 해결책]
키리코 : 모든 결정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는걸 생각하고 있다. 메린의 멘탈케어가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메린 :프로젝트를 하며 한 번씩은 힘든지 않은지, 힘든 점이 뭔지 물어봐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 마음을 좀 더 위로해주었던 것 같다.
온콩 : 그나마 전공자인 쥭이 잘 해결해줌!, 팀으로 나누어 활동하되 유연하게 활동해서 모든 진행상황을
그날 그날 톡방에 공유하게 함으로써 소통에서 오는 불신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쥭 : 모든 팀원들이 모든 일정에 참여하고 같이 하는게 아닌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응원해서 가장 효율적
으로 해결해나갔다. 서로의 믿음이 대단하다 느꼈다.
[더 배우고 싶은 것]
키리코 : 선택과 집중하는 방법. 좋은 아이디어들끼리 모으다보면 양이 많아져서 선택하기 힘들어졌다. 버
릴건 버려야하는데, 아직 그게 잘 안되서 버리는 연습을 하고 싶다.
메린 : 내가 힘들 때 힘들다고 잘 말하는 것 그리고 팀원들의 힘듦도 알아주는 것, 상황이 바뀌었을 때도
그에 맞는 소통을 하는 법을 익히고 싶다.
온콩 : 운전...? 시식회를 준비하며 운전의 필요성을 느꼈다.
쥭 : 모두가 각자 맡은일에 똑같이 쏟아붓는 에너지가 같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내가 실무쪽의 능력
만 갖추지 않고 사무적인 능력이 뛰어나다면 내가 여유가 있을때 모두를 도와주고 싶을 정도이다.
이 날 디딤돌의 시식회에는 나도 동행했다. 그 첫 번째 이유로는 시식회 같은 행사를 처음 해보는 참가자들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준비하고 운영할 수 있는지 능력체크를 하고, 그 과정에서 겪는 여러 문제 및 어려운 지점들을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두 번째로는 부안에 오는 관광객들의 특성을 상세하게 파악하여 다음 기수 혹은 프로그램에서 참고하고자 하기 위함이었다.
행사는 시식회를 처음 해 본 사람들처럼 진행되었다. 사람들 섭외부터, 스토리텔링, 시식, 인터뷰의 모든 과정에 굉장히 혼란스럽게 이뤄졌다. 먼저 고객 모집부터 보자면, 모집에 있어서 넉살 좋게 사람들을 끌어오는 역량이 잘 보이지 않았다. 모집하던 친구들은 대부분의 내향적인 한국인들처럼 수줍게 권해보는 정도에 그쳤다. 브랜드 파워가 없는 청년들의 스몰 브랜드들은 그것을 소개 하고 전달하는 사람들이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풍기면 그것 때문이더라도 한 번 더 눈길을 주고 가는 경향이 있는데 처음이라서 그런지 아직 쑥스러워하는 모습들이 종종 보였다. 그래도 참가자들이 방긋방긋 잘 웃는 성향이어서 차차 연습하다보면 철판깔고 헤실헤실 웃으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 같다.
스토리텔링 또한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처음하다보니까 다쿠아즈를 자르면서 설명하는 것이 익숙지 않았고 그래서 소비자들이 관심 있게 들여다 보며 설명을 기다리는 골든 타임을 놓치고 설명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부안의 특색에 대한 돌오리상을 설명히야 했는데 설명판의 글씨가 너무 작아 제대로 보이지 않아 온전히 말하는 사람에게 의존해야 했다. 사람들은 돌오리상의 문화보다 지역 특산물이 들어갔다는 것에 있어서 더 반응을 보였다. 그 이유는 다쿠아즈 모양 자체가 오리 같지 않기 때문일수도 있고, 그 스토리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전하고자 하는 가치를 스토리텔링하는 방법을 좀 더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토리텔링 해주고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인터뷰 담당자가 물어보도록 인력 배분을 했는데 굉장히 비효율적이었다. 대화 상대가 바뀌면서 사람들의 관심도가 떨어지기도 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적어야 하다 보니까 기록에도 빈 틈이 생겼다. 차라리 소개하고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있다면 나머지 한 사람은 그것을 기록하는 것에 치중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팀의 첫 테스트에서 좋았던 점은 사람들이 어떤 요소에 지역 특색이라고 반응하는지 잘 캐치했다는 점과, 열심히 준비해온 장치(룰렛, 평가지 작성) 등이 현장에서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바로 빼버리고 더 나은 방법을 시행하고자 노력했다는 점이었다.
스토리텔링도 처음에는 굉장히 부실했지만 말하다보니까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좀 더 와닿는지 조금씩 생각하면서 멘트를 수정해 나갔다. 중요한 것은 이 시식회에서 아쉬웠던 점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아쉬웠던 점을 인지하고 그것을 개선해 더 나은 접근 방식을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했다는 점에 있다. 불완전하지만 끊임없이 고객에게 소개하고 소통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이 팀의 기업가정신이 인상적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