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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창업 2단계: 공략시장 선정

'누구'의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앞서 이야기했던 진입시장은 창업가가 최종적으로 점유해야 하는 가장 큰 시장을 의미한다. 진입시장은 100억 정도의 거래 규모가 발생하는 가장 큰 집합을 뜻한다. 초기 창업팀이 처음으로 타겟하고자 하는 시장은 진입 시장의 부분집합인 공략시장이다. 예를 들어 간편식 시장은 스타트업이 점유율을 차차 확대해 나가야 하는 진입시장이고, 간편식을 먹은 캠퍼 시장 정도가 초기 스타트업이 공략해야 하는 공략시장이라고 수 있다. 초기 창업가 같은 경우 어떤 시장을 타겟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게 되는데, 한 번에 답을 찾기보다 고객을 만나고, 프로토타입을 개발/검증하면서 조금씩 시장을 보는 시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모든 시장은 '인간'의 하나의 특징으로부터 시작한다. 내가 공략하고자 하는 시장을 찾아야, 아니 찾아내야 하는데 이는 매우 인간중심적인 사고를 가진 이들만이 가능한 일이다. 내가 어떤 시장에 진입하고 싶은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나는 '누구'에게 팔고 싶은지 정의해 나가야 한다. 나의 '고객'을 정의하고 고객이 기존 제품/서비스를 이용할 때 불편하다고 느끼는 지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공통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여럿 존재하여 집단적 특징으로 나타낼 수 있다면 공략시장이라고 설정할 수 있다. 

메기 매운탕을 캠퍼들에게 판매했던 프로젝트에서 진입시장은 간편식 시장, 공략 시장은 간편식을 즐겨 먹는 캠퍼였다. 간편식을 즐겨 먹는 캠퍼들을 이해하기 위해 몌끼쉐프 팀은 캠퍼들이 기존에 이용하는 대표적인 간편식인 밀키트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인터뷰하고, 현장관찰을 진행하였다. 인터뷰와 현장관찰을 통해 캠핑장에서 메인메뉴가 아닌 서브요리인 국물요리는 특히 준비, 뒷처리의 번거로움 때문에 간편식을 이용하는 캠퍼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대부분 부대찌개, 밀페유나베 등 고기가 들어간 국물요리 간편식이 많아 고기를 못 먹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제한적인 선택지 밖에 없는 시장이라는 것도 알아냈다. 비슷한 불편함으로 호소하는 캠퍼들이 추가적으로 계속해서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공통된 문제를 호소하는 공통 집단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처럼 공략시장은 '누구'를 정의해 나가는 과정이다. 여기서 '누구'는 단지 직업, 성별 뿐만 아니라 캠퍼와 같이 취미로 묶일수도 있고, 음식 취향으로 묶일 수도 있다. '누구'를 정의하는 것은 창업팀이 직접 고객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잡아나가야 할 집단적 특징이다. '간편식을 이용하고 있는 캠퍼'들처럼 '누구'를 정의할 때는 타겟 고객의 가장 특징적인 소비행태를 형용사처럼 같이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다. 


공략시장은 어린아이들이 들어도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게 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어떤 시장을 노리고 있는지 설명할 때 주저리주저리 말이 끝도 없이 길어진다면 내 안에서도 '누구'를 노릴지 스스로 정리가 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 한 번 차분하게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장은 고객을 만나고, 제품/서비스를 테스트하면서 꾸준히 구체화할 수 있다. 단박에 찾기 어려운 부분이니 바로 정리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언제나 끈기있게, 포기하지 않고 탐구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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