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공략시장을 고를 때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
청년들이 창업 과정을 학습하고 시도할 때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시장 이해'이다. 어떤 시장에 들어가야 어떤 가능성이나 잠재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추산하는 것을 굉장히 어려워한다. 시장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만 굉장히 중요하다. 많은 창업가들이 시장에 대한 이해없이 오직 열정만 가지고 부딪히다가 불나방처럼 죽어가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의 목적은 단지 한 명의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점차 10, 20명, 100명으로 넓혀가야 하기 때문에 내가 푸는 문제와 솔루션이 확장가능한 영역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싯돌 1기에서 농업폐기물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내는 주제를 갖고 프로젝트를 운영하던 한 참가자는 업사이클링 시장에 대해 미리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면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폐기물에 대한 문제는 확실하지만 솔루션을 구축하는 과정이 너무나 힘겹고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확장가능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시장은 창업가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투자자들은 항상 스타트업이 진입하고자 하는 시장이 잠재력이 있는 시장인지, 확장 가능하며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를 따지고 추산한다. 창업가도, 투자자도 마르고 닳도록 분석하는 시장, 대체 어떤 시장에 들어가야 스타트업은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오늘은 신규 기업이 어떻게 시장을 파악하는지 조금이나마 감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에 따르면 기업 경영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경은 해당 기업이 속한 산업구조(시장)라고 한다. 여기서 이 구조는 기업의 전략, 그리고 경쟁 규칙을 정하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시장의 개념에 대해 의견히 분분하지만 마이클 포터는 여기서 시장을 '서로 유사한 대체재를 생산하는 기업 집단'으로 정의하였다.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 간의 경쟁을 통해 평균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둬야 한다. 마이클 포터는 신규 진입 기업, 대체제의 위협, 구매자 교섭력, 공급자 교섭력, 기존 기업 간의 경쟁을 경쟁 유발 요인이라고 보았으며 이 요인이 산업의 경쟁 강도와 수익성을 파악하는 데에 유용하게 작용한다고 보았다. 우리는 이중에 스타트업과 관련이 깊은 신규 진입 기업에 관한 경쟁 유발 요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마이클 포터는 신생 기업이 진입할 때 기존 기업과는 다른 새로운 능력과 시장을 확보하려는 강한 의욕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아 때로는 상당한 자원을 투입하기도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 경우 전반적인 시장 가격이 떨어지거나 부대 비용이 상승하여 결국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실제로 스타트업은 시장에 존재하는 기존 대안(제품/서비스)들의 문제점 및 한계를 해결하는 제품/서비스를 제안하며 들어오기 때문에 시장의 경쟁 구조의 변화를 일으킨다. 기존 대안보다 더 편리하게, 더 신속하게, 일상에서 더 적용하기 쉽게, 더 싸게 제안하며 새로운 경쟁자로 자리매김 한다.
원래 로컬과 같이 기업이 몇 안되는 지역에서는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 더 나은 제품/서비스 생산을 위한 경쟁을 하게 만드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도 했다. 사람이 없고 유동 인구가 적어 사업을 하더라도 먹을 수 있는 파이 자체는 작지만 가족이 먹고 살 만한 정도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제품/서비스를 개선하기보다 현상 유지에 그쳤다.
하지만 기술이 빠르게 발달해 지역에서도 전국에 있는 제품들을 받을 수 있게 되고, 지역 인구가 급격하게 줄면서 로컬 기업들도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놓엿다. 2,3차 가공제품 또는 지역 자원과 연계된 서비스를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가자는 움직임이 조금씩 발생하고 있다. 로컬의 기업들처럼 새로운 시장에 들어가는 신생 기업들은 시장의 진입 장벽과 기존 기업들의 대응 정도를 잘 파악해서 들어가야 한다. 마이클포터는 특정 산업에 새로운 기업이 진입할 때는 그 산업에 존재하고 있는 진입장벽과 기존 기업의 대응 정도에 따라 신생기업이 줄 수 있는 위협의 폭이 결정된다고 보았다. 신생기업의 신규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장벽들로는 다음의 6가지가 있다.
1. 규모의 경제
규모의 경제란 기간에 따른 절대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제품의 제작 단가가 떨어지는 형상을 말한다. 규모의 경제를 이기기 위해서는 신생 기업은 기존 기업의 강력한 반발을 무릎쓰더라도 대규모 시설 투자를 감행해 공격적으로 진입하거나, 아니면 작은 규모로 시작해 원가 절감의 불이익을 감수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1차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부들이 2,3차 산업으로 판매해본 경험과 인력이 없이 가공식품 시장에 진입할 경우 관련 제조 시설을 구축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는 기존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에 부담을 가질 수 있다.
2. 제품 차별화
제품 차별화란 어떤 제품이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충성도는 지속적인 광고와 고객을 위한 서비스, 제품의 차이로 얻는 것이지만 때로는 단순히 업계 최초라는 위치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1차 농산물은 가격이 거의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지인들이나 단골 손님들에게 퀄리티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납품만 하면 되었지만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고자 할 때는 인맥이 아니라 제품 퀄리티와 차별점으로 승부해야 한다. 신규 기업이 기존 기업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무너드리려면 초기에 상당한 손상을 각오해야 한다.
3. 소요 자본
기존 기업과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 자원이 필요한데, 이 역시 신규 진입의 장애 요인으로 발생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로컬의 자원은 1차 산업과 연관된 경우가 많고, 1차 산업의 경우에는 상당한 시설 구축 자본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고 사용하는 데에만 해도 유지, 관리비가 소요된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으로 진입하는 신생 기업이 되었을 때 제조 시설 구축 등의 위험 프리미엄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기업보다 자본 조달 비용이 상승하여, 실패 부담이 더 커진다.
4. 전환비용
전환비용이란 구매자가 기존 제품에서 다른 공급자의 제품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부담하게 되는 일회성 비용을 말한다. 직원 재교육비, 새로운 설비 도입비, 새로운 제품의 검사나 적합화에 따른 시간 및 경비, 기술적 지원으로 발생하는 추가적 비용, 제품의 디자인 변경, 심지어는 기존 제품과의 관게 단절로 인한 심리적 부담 비용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의 비용이 포함된다. 전환 비용이 높을수록 신생 기업은 가격이나 성능에서 매력적인 대안을 제안하지 않으면 기존 공급자의 고객을 빼오기 어렵다. 예를 들어 애플이 자사 전자기기들 간의 호환성을 높이며 편리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전자기기 중 하나라도 타 브랜드로 바꿨을 때 자료 공유 등의 불편함, 즉 전환비용을 올리고자 함에 있다. 이런 경우에 전자기기를 바꾸게 되면 기존에 공유되던 모든 자료들을 일일히 옮겨야 하기 때문에 만족도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5. 유통 경로에 대한 접근성
신생 기업은 생산된 제품의 유통 경로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또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존 기업이 이미 확고한 유통 경로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신규 기업은 가격 인하와 같은 판촉 활동으로 기존 유통 경로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이윤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온라인 가공식품 시장과 같은 경우에는, 추천과 상위 노출이 굉장히 중요하다. 로컬 기업이 기존 대안의 한계를 매력적으로 개선한 제품/서비스를 설사 만들어 냈다고 하더라도 타겟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광고비 부담을 져야만 한다.
6. 원가 우위
잠재적인 진입 기업이 아무리 사업 규모를 늘리고 규모의 경제를 이룬다 하더라도 기존 기업이 독점 기술, 유리한 조건의 원자재 확보, 유리한 입지 조건, 정부 보조, 학습 곡선 효과 등을 통해 유리한 비용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진입하기 어렵다.
이처럼 로컬 자원을 활용하여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개발하는 신생 기업이 되었을 때, 시장에 진입할 때 살펴보아야 할 진입장벽들을 알아보았다. 내가 진입하고자 하는 시장의 진입장벽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헤쳐나갈 수 있는 역량이 되는지, 어느 정도 기간과 자본을 투자할 수 있는 가늠해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