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엣지를 주어야 한다.
10월 15일 유니크굿 대표님께 두 번째 멘토링을 받았다. 저번에는 전반적으로 콘텐츠를 어떻게 기획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갔다면 이번에는 잼글이 기획하고 있는 지질 콘텐츠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 오갔다. 잼글의 첫 번째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이번에 청자 서포터즈분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구상하고 있는 스토리가 청자학교에 입학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학교와 시험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 아이들에게 재미없게 느껴질 것 같아 고민입니다. 그래서 이런 단체들과 협업할 때 스토리 구상에 교육적인 스토리 위주로 사용하는게 맞는지 아니면 재미를 유발하는 스토리를 사용해도 될 지 고민입니다."
예시) 처음 구상한 스토리는 청자학교 입학시험을 치르는 내용, 개그적인 스토리로 청소부가 실수로 선생님으로 취업해버렸다 !
질문을 들은 유니크굿 대표님은 이 프로그램의 KPI나 목표, 혹은 도달하고자 하는 매출이 무엇인지 물었다. 기획자가 세워놓은 목표(매출, 만족도, 재구매 등)에 따라서 프로그램 콘텐츠의 강조점을 두는 방식이 바뀌기 때문에 물어보신다고 했다. how에 대한 이야기만 잔뜩 준비해갔다가 갑자기 why에 대한 이야기를 묻자 참가자들이 우물쭈물 대답을 잘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스타트업 멤버들이 미친 듯이 달리다가 가끔씩 번아웃이 오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행사나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도 이 활동이 우리 팀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생각하지 못하고 실무만 하다 보니까 디테일의 방향성을 잘 못 잡을 뿐만 아니라 아웃풋 산출 기계가 되어버리는 것만 같은 기분에 허탈감이 드는 것 같다. 앞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는 참가자들이 OKR이나 KPI를 선정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겠다.
목표 설정의 중요성에 대해 듣다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대화가 넘어갔다. 유니크굿 대표님이 해준 말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람들에게는 '재미'가 중요하다. 프로그램에 대한 역사적 지식이나 메세지를 아무리 고지해 놓아도 내용을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내가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스페셜한 리워드가 있을 때 구매하고, 실제로 서비스가 재미가 있을 때 만족도 조사와 같은 call to action에 응한다. 홍보를 위해서라도, KPI를 위해서라도 재미를 줄 수 있는 하나의 포인트, 엣지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가도 사람들은 기획자의 의도를 제대로 들여다 봐주지 않는 것, 즉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면서 웃음이 났다. 아무리 열심히 기획안이나 예산안을 짜가도 다른 사람들은 관심도 없지 않냐는 사례를 들어주셨는데 어느 회사나 다 그렇구나 싶었다. 그런 특성들이 소비자들한테도 똑같이 드러난다는 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바쁜 고객들의 마음을 짧은 시간 내에 끌 수 있을 만한 포인트 하나를 선정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를 보장할 수 있는 하나의 엣지를 살려야 한다.
사실 엣지를 찾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 소비자를 인터뷰하고 현장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들이 조금씩 다 다르기 때문에 이것저것 반영하다가 뚱뚱해지거나 평범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엣지를 찾을 때는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요소를 하나씩 넣어보며 테스트 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 잼글은 가장 적절한 엣지를 찾아보기 위해 다음 달에 프로토타입 개발/검증을 통해서 직접 소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끊임없이 아이들의 시각에서 탐구하고 생각하고 시도하는 잼글을 보면서 언젠가 그들만의 답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인스타그램 : @jamgle_offical
홈페이지 : https://jamgle.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