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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Edu Feb 10. 2021

내가 살아가면서 진정 추구해야 하는 것은

넋두리입니다


제목은 거창하지만 사실 어제 야식으로 먹은 소고기에 배탈이 나서 현타가 온 넋두리다.


소싯적 건강히 뛰어다닌 시절이 있다.


직지의 고장 교육의 도시 청주에서 나고자라 당시 혁신학교라고 하는 시험 없는 초등학교에 다니며 

롤러스케이트장, 운동장, 별관에는 컴퓨터, 대학과 붙어있어 캠퍼스를 누비고 다니는 초딩으로 자랐다.


놀 거리가 많다보니 한겨울 체육복만 입고 다녀도 감기 한 번 걸리지 않는 건강한 신체를 얻었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대학에 들어가 음주를 즐기고 

서울로 상경해 자취를 하면서부터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 


여드름 한 번 나지 않던 피부는 기미부터 시작해서 피지가 끼기 시작했고 아토피까지 생겨났다.

상경 1년만에 계절성 비염 증상이 나타났으며 원인모를 미열증세가 몇달 째 나타나 몇주째 병원을 다닌다.


과도한 업무 및 스트레스로 인해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겼으며 

씨리얼 한그릇에 우유 한통을 다 먹던 나는 유당불내증을 얻었다.


이제는 야채 이외의 어떠한 음식을 먹기만 하면 배탈이 나고 위염이 도지는 서른으로 자라났다.

나는 군것질도 잘 하지 않고 자극적인 음식도 먹지 않는다. 

최대한 집밥을 먹으려 하고 간을 할 때는 오로지 소금과 간장으로만 한다.


운동도 하고, 식생활 개선도 하지만 그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 건강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환경이, 식습관이, 어쩌구 저쩌구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만 

그럼에도 예전같지 않은 몸뚱이에 괜히 서러워지는 날이다.


오늘은 배탈증상에 최근 먹기 시작한 마그네슘 부작용으로 화장실에서 못벗어 나며 

현재 이 글도 두 시간째 켜놓고 쓰고 있는 상황이다.


여하튼, 살다보니 모든게 내 적인 것만 같고, 계속 아프니 일상생활도 그렇게 재미있지만은 않다.

물론 내가 쉬는 날마다 나가놀고, 여행을 가고 하지 않는 집순이일지언정 그리 행복하진 않다.


암울한 이야기를 늘어트리고 싶은건 아니지만 누구나 그렇듯 인스타의 삶을 살지는 않나보다, 라는 것을 

이 글을 읽으며 위안을 삼아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또 오랜만에 맞이하는 연휴에 즐거워하며 퇴근을 하면 야식을 먹을 것이고

맥주를 곁들일 것이며 새벽에 더부룩함과 쓰림과 탈이날 것이다.


진정 산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이러한 최약의 건강으로 길게 살아봐야 하니 

조금씩 가늘게 가는 방법을 강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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