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글거림
예전 미술 선생님이 작업 과정에 대한 객관적인 시점을 말해주기 위해 중2 일기장을 예로 든 적이 있다.
중학생 때 새벽 감성에 취해 글을 막 썼는데, 다음 날 그 글을 다시 보면 오글거리고 지우고 싶거나 불태워서 없애버리고 싶었던 적 없었냐고 물었다.
당연히 그런 적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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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그라든다는 건 뭘까
왜 오그라들까
왜 오그라든다는 생각이 들어가거나 듣는 순간 민망하고 창피함이 밀려오는 걸까.
오글거리면 안 되는 룰이라도 있었던 걸까
오글거리는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안 됐던 걸까
누가 봐도 유치한 그림을 그리는 게 창피한 일이었을까
나를 있는 그대로를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오글거림 전의 진지함을 유지할 수 없었던 걸까
나의 진지함이 왜 오글거림으로 바뀌게 되었을까
그건 너의 시선이었던 걸까
나의 불안함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