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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50일

벌써 50일

by 맴맴

50일이 지났다.

남편은 이제 출근을 하고 나 홀로 아이와 함께 한다.


상큼이의 몸이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이제 눈썹과 속눈썹이 점점 색이 짙어지고 있었고, 볼살이 오르고 허벅지 살이 올랐다.

매일매일 볼 때마다 달라서 무조건 매일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모로반사가 심한 편인건지 다리 경련이 일어나면 자다가도 깨서 울었다. 나는 이게 모로반사인지 아니면 내 유전을 받고 뇌신경 어딘가가 약해서 일어나는 일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신경과 교수님도 산부인과 교수님도 뇌전증은 유전이 아니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내 영향을 받았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됐다.


저번에 소아과에서 물어봤을 땐 지금 이 시기거 모로반사가 심할 시기라고 하셨고 잘 자라고 있다고 하셨지만 24시간 함께하고 뇌질환까지 있는 나에겐 그저 모든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면 겁부터 난다. ‘나 때문인가...?’ 두려움은 모로반사인지 아닌지 모를 경련이 일어나면 갑자기 휘몰아치고, 새 생명에게는 내 삶을 물려받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기도를 드려도 눈물이 났다.(뭐만 했다 하면 움)

이미 끊임없이 기도를 했지만, 설교에선 '하나님의 영광을 돌리기 위해 아플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것과 하나님이 원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나을 때까지 기도해 보라는, 주님의 뜻'이라는 설교를 들었고, 주님은 나를 고쳐주시진 않고 약으로 조절되는 삶을 허락하셨다.

그러다 보니, 내가 아프지 않게 기도를 해도 하나님의 큰 뜻이 어디 있는지 찾아가며 아픔을 견뎌냈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기도를 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기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내 아들에게 부디 건강하게 해달라고 기도해도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밑바탕이 만들어져 있다.


모로반사가 뭐라고.. 하나의 성장 과정 중 하나인데 나를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그러다 건강하게 잘 자라는 상큼이를 보게 되면 훗날 이 글이 오글거릴 거 같다.

'왜 걱정했지?‘ 이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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