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조리원에서 상큼이의 출생신고를 하고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조리원 퇴소전날 원장님의 교육이 있었고(신생아가 나타날 수 있는 증상과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지 등등)
신생아실에서 상큼이 목욕시키는 방법과 기저귀 가는 법을 배웠다.
퇴소날이 다가왔고 남편의 출산휴가가 시작됐다.
상큼이를 데리고 집에 왔는데, 남편이 출산으로 고생한 나에게 꽃과 선물을 준비해 줬다.
상큼이의 침대에는 남편이 나름 꾸며놨고 집도 깨끗했다.
나는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났고 고생한 남편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신생아와 지내면서 잘 안됨)
당일날 상큼이는 잠만 잤다. 너무 소중해서 건들지도 못했다.
상큼이는 2시간마다 울었다. 근데, 그 사이에 또 울었다.
그 울음소리는 정말 듣기 싫은 소리로 날 예민하게 만들었다.
상큼이가 우는 이유를 추려봤더니 다섯 가지 정도인 거 같았다.
기저귀, 배고픔, 온도, 배앓이, 잠투정.
신경과 교수님이 적어도 6시간은 수면확보를 하라고 하셨고 남편과 나는 교대로 상큼이를 보기로 했다.
남편이 새벽수유를 담당했고, 나는 오전과 낮을 담당 했다.
산후 도우미 없이 나름 할만했다.
상큼이가 자기주장이 확실해서 해결만 해주면 잘 잤다.
우리는 상큼이가 자는 시간에 밥도 같이 먹고 집안일도 하고 상큼이가 신호(운다)를 보내면 해결해 주었다.
근데 이상하게 할 만한데도 굉장히 졸리고, 내 얼굴은 아직도 부어있었다.
왜지?
배의 상처가 궁금해서 보고 싶은데 배가 아직도 안 들어갔다.
왜지?
(뭐 산부인과에선 자궁이 커져있다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시간이 있다고 했다. 산욕기)
몸의 변화도 모르겠고 너무 피곤하고 나는 그래도 아기 잘 돌보는 거 같은데 왜 이렇게 시간이 없지?
왜지?
궁금해 죽겠는데 물어보려 전화할 시간도 안 났다. 애기가 자면 그때 집안일을 해야 했다.
상큼이는 생각보다 더 순했고 나를 그렇게까지 힘들게는 하지 않았다.
문제는 슬슬 피로의 한계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남편도 나도 피곤하고 예민해졌다.
그래도 서로 교대할 때마다 고맙다는 말을 주고받았고, 상큼이도 너무 소중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버렸고,
남편의 출산휴가가 끝나버렸다.
나는 다음날 출근하는 남편에게 너무 미안해서 또 울었다.
뭐 맨날 울어 아주.
남편과 하루 종일 있는다고 신나 했던 나인데, 상큼이가 목청 터져라 울면 남편에게 뭐라고 한 날들도 많았고, 남편이 나름 잘해준다고 이것저것 해줬는데 왜 그런 게 생각이 안 났던 건지...
엉엉 우는 나에게 남편이 괜찮다고 다독여줬고 그렇게 남편은 출근을 했다.
상큼이 30일 동안 엄마 아빠랑 잘 지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