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밀이
오늘은 200일 태어난 지 육개월이 됐다.
여섯 달 동안 살아내느라 고생했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상큼이에게 인사를 해줬다.
200일 기념인지 갑자기 배밀이가 된다. 완벽히는 아니고 연습을 시켰을 때 배밀이가 가능해졌다. 너무 신기하고 요즘 엉덩이를 들썩들썩거리더니 갑자기 배밀이가 된다. 친정엄마 말로는 걸으려고 근육을 발달시키는 거 같다고 하셨다.
뭐 네덜란드 재활? 그 책에선 내버려 두면 본능적으로 알아서 뒤집고 되짚고 배밀고 기고 걷는다고 내버려 두라고 했지만, 난 최소한의 도움은 줬다. 몸의 움직이는 원리를 알게 하는 것도 좋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배밀이는 됐다지만 혼자선 아직이다. 내버려 두면 아직 파닥파닥 거리고 앞으로 가는 게 아니라 뒤로 간다. 혼자서 배밀이하기 위해 연습을 또 해야겠지!
밤이 돼서 퇴근 한 남편이 왔는데 눈이 온다고 했다.
난 의미 부여해서, 상큼이의 200일 축하를 받는 건가~? 하며 오는 눈을 바라봤다.
상큼이가 태어난 이후 첫눈인데 반가웠다.
나중에 눈이 오면 밖에 나가서 눈사람 만들자!
사실 상큼이는 새벽 3:30~5시 정도에 무조건 깬다. 그것도 두 번을... 잠에 깨서 내가 재우고 다시 자는데 5시에 또 일어난다. 그동안 남편과 교대로 상큼이와 잤는데, 내가 잠이 안오기 시작하면서 상큼이를 연속으로 자는 날이 늘었다. 그럼 무조건 3:30~5시에 깬다. 오차의 시간도 없다. 혼다 뒤집다 울고 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여서 짜증 나는 건지 칭얼거린다. 배고파서일 수도! 소아과에 갔을 때 이유식 시작이면 새벽수유를 끊으라고 했었다. 그래서 냉큼 새벽에 안 줬는데 다행히 상큼이가 적응한 것 같았다. 고맙게도! 그런데 뒤집기 이후로 새벽에 두 번은 무조건 깨고 날이 안 좋으면 한 시간마다 깬다. 그러면 상큼이가 낮잠 잘 때 나도 기절해서 잔다. 밥도 거르게 되고 피곤이 나를 삼켜버린다.
남편이 자겠다고 여러 번 말했으나, 나 혼자 자면 잠이 그렇게나 안 왔다. 새벽까지 지새우다가 상큼이 옆으로 간다. (결국 몸이 안 좋아져서 남편이 상큼이와 자기로 했다)
상큼이는 요즘 쪽쪽이를 손으로 넣었다 뺏다를 할 수 있고 걸으려고 미친 듯이 둥가둥가를 하려고 한다. ㅠㅠ 에너지가 급격하게 많아져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저 가만히 있지 않는 게 더 커서... 에너자이저가 되려나 싶다. 에너지를 내가 잘 따라가야 할 텐데 자신이 없다.. 흐흑
상큼이가 영유아검진을 가는데 오랜만에 키 몸무게 머리둘레를 쟀다. 오?! 머리는 작고 키는 크며 몸무게는 평균이었다. 짜식- 엄마 머리 작은 거 물려받았구나! 하면서 혼자 좋아했다. 하하하.
상큼이가 아빠를 너무 닮았는데 나중에 아빠처럼 되려나? 상상이 도무지 안된다.
앞으로를 기대하는 수밖에!
사람의 성장은 아름답다.
매우 졸린데 자기 싫은 마음 한가득....
내일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