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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막내작가 Sep 05. 2020

Prologue

<이계창 씨의 막내딸 편> 1.

 내 이름은 이 막내입니다.

 딸 둘인 집의 둘째여서 막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조금 다른 기억이 있습니다.

 주민등록상에 공식적으로 올려진 내 이름 석 자를 놔두고, 유난히 날 그렇게 부르던 한 사람.


 "우리 막내, 아빠가 많이 사랑해."


 당신이 불러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내 이름. 이 막내. 그 이름 안에는 당신이 내게 30년 동안 넘치도록 부어준 사랑이 있습니다.


 봄날이었습니다. 당신의 과수원에 이름 모를 보라색 들꽃들이 피고 찔레나무와 아카시아 꽃향기가 은은하게 날리던, 매년 열리는 집 앞 앵두가 제법 빨갛게 익어가던 5월 어느 날이었습니다.

 언니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마치 당신이 새로 태어난 기분이었다던 아빠. 당신의 심장이 멈춰버린 그 날, 나는 당신이 없는 낯선 세상에 뚝 떨어져 버렸습니다.


 이 막내. 당신이 불러준 이름으로...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당신의 이름도 과감히 적어봅니다. 부디 기쁘게 읽어주세요.


 사랑합니다. 당신이 눈물 나게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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