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막내작가 Dec 27. 2021

올 한 해 내가 너를 사랑했던 방식

: 바보 이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옷장 안에 놓인 너의 스웨터들을 세탁 전인 것과 세탁 후의 것으로 구분하고 기억하는 것. 

 그래서 다음번 세탁에 차질 없이 너의 스웨터를 깨끗하게 바꿔놓는 것.



 현관문 한편에 놓인 너의 신발에서 닳아버린 뒤꿈치를 발견하고, 너의 신발 안에 내 발을 끼워 넣어 보는 것. 

 그동안 불편했을 너의 발을 짐작해보는 것.



 퇴근하고 돌아온 네가 조금 더 편하게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낮동안 미리 충전해 놓는 것.

 

 또, 뭐가 있더라?

 너의 베갯잇을 갈아 끼우고, 침구를 정돈해주는 것.

 너의 칫솔이 닳았는지 확인하고 새 칫솔로 바꿔놓는 것.


 네가 없을 때 자꾸 너의 물건들을 살피는 것. 

 그래서 너의 사소한 편의를 미리 준비하는 것.


 "그게 뭐야?!"라고 물을 수도 있지만...

 나는 이게 2021년 올 한 해 내가 너를 사랑했던 방식이라고 생각해.


 내년에는 조금 더 근사한 방식으로 사랑해줄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