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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먼지 팔구일 Apr 16. 2023

무한도전으로 배우는 스토리텔링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2008.06.21-07.05)

1. 독보적인 캐릭터 발현


-노홍철 : 지금봐도 개똘아이 천재

6명이 목욕탕에서 받는 돈가방 중 단 하나만 진짜 돈가방, 다른 멤버들이 서둘러 장소이동을 먼저 하는 데, 유재석과 노홍철은 상황을 봐가면서 움직인다. 병원에서 X레이를 촬영해 본인 돈가방이 가짜란 걸  확인하는 건 레전드다.

 

-박명수 : 태어날 2세를 걸고 맹세해

노홍철과 대결 중 태어날 2세까지 운운하며

돈가방을 갖고 도망치지 않겠다고 하지만 바로

그 말을 바꾸고 도망친다.

룰을 이해하는 똑똑함, 치밀함, 예능을 전체적으로 조율하는 능력은 부족해보였지만, 뻔뻔함만큼은 독보적이다. 특히 시민과의 케미가 뛰어나다.

식당에서 비냉2개를 자기 입으로 말해놓고는 비냉이 나오자 물냉 시켰다고 말하는 것하며, 노홍철을 쫓기 위해 여의도공원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카트를 함께 타고 가는 것을 보면, 무한도전 특유의 친근함을 높이는 데 일조한 캐릭터다.


- 유재석 : 착한 심성, 아우름, 단호함

유재석님은 서울역에서 시민들과 함께할 땐 상당히 예의 바르다. 오히려 멤버들하고 같이 있을 때 단호하고, 짜증 부리는 모습이 재밌게 다가왔다.

정준하가 기차 타고 혼자 고립돼 어렵게 여의도까지 오고, 유재석의 계략으로 가짜 돈가방을 갖고 신나서 도망간다. 유재석은 그의 캐릭터가 다했다고 판단했을 때, 앞으로 그에게 오는 전화는 받지 말라는 단호함을 보인다. 그리고 전진이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있을 때 노홍철에게 거짓말로 연기하게 시켜서 노홍철 위치를 파악하게 하는 걸 보고, 그의 분량을 챙겨주는 게 멋지다고 생각했다.


- 정형돈 : 조용히 판을 깔아주는

초반 진짜 돈가방의 주인이었음에도 서울역에서 바로 박명수에게 돈가방을 빼앗긴다. 분량상으로는 적어 보이지만, 각자의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촘촘히 하고 있다. 유재석이 서울역에서 진짜 돈가방을 갖고 도망간 노홍철과 박명수를 곧바로 쫓으려 서두르려고 할 때 릴렉스를 시키려 카페에 데려가 음료수를 시킨 게 인상적이었다.


- 전진, 정준하 : 전진은 초반에 정준하가 목욕탕에서 가방을 찾고 이동하는데 정준하 차를 자기가 운전하고 갈 것처럼 하는가 하면, 꽤 괜찮은 연기력으로 노홍철을 속인다. 정준하는 기차, 핫도그, 오뎅 같은 걸 먹으며 추격전의 그림을 꽤 다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2. 다양한 이동 수단

자동차, 기차, 택시, 버스, 수상스키, 자전거 등의 이동수단을 타고 돈가방을 추격하는 장면이 지금봐도 박진감 있다.


3. 카메라, 앵글, 자막

사실 6명이 돈가방을 갖기 위해 도망가는 걸 재밌게 카메라에 잡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수많은 카메라가 한 명 한 명을 잡고, 그들의 캐릭터를 적재적소에 움직일 수 있게끔 연출하는 감독과 스탭이 있기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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