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EPLANC Oct 24. 2017

식물도 당신에게 길들여진답니다.

난 오직 너여야만 해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MEPLANC 이야기 - 네 번째

MEPLANC, MY SIDE PLANT








지난번 시간에는 곁에 있을 때 바라봐 주세요  에 대해 알려드렸습니다.

곁에 있을 때 바라봐 주세요 https://brunch.co.kr/@meplanc/110



겨우내 들어간 회사에서 퇴사를 하기까지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국 퇴사를 결심했고, 그 결심에는 큰 계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계기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1. 아무 일도 없었어요?




한창 회사에 다닐 때였어요.

그 날은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조퇴를 내고 회사에서 일찍 나왔었지요.


퇴사를 하기 전, 회사에서 맡았던 일은 회사 내에서도 꽤나 중요한 일이었어요.

다들 저의 업무는 힘들다며 기피하는 자리이고, 회식 때는 수고한다며 챙겨주는 그런 자리였으니까요.


사실 힘들기도 했지만 업무를 해나갈수록 마음속 뿌듯함보람이 있었기에 열심히 업무를 해나갔지요.


하지만 조퇴를 낸 이 날은 조퇴를 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참 찜찜했어요.

'내가 없어도 문제가 없을까? 혹여나 문제가 생겨 다시 회사에 와야 하는 건 아닐까?'


짐을 다 챙기고서도 집안 구석구석을 쳐다보는 여행자의 발걸음처럼 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다행히도 일을 마치고 다음 날 회사에 출근을 했지요.

출근하는 내내, 어제 아무 일도 없었길 바라고 또 바랬어요.


사무실 문 앞에서 숨 한번 크게 들이쉬고 문을 열었어요. 그리곤 들어가면서 조용히 인사를 드렸지요.

사무실은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 출근 풍경이며 분위기였지만 뭔가에 찔리기라도 한 듯 저는 제 자리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어요.


그런데 회사는 참으로 고요하고 또 고요했어요. 


그 고요함에 저는 옆 동료에게 물었지요.

"어제, 아무 일도 없었어요?"








2. 착각하지 마, 너는 하나의 부품에 불과해.


내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지만 사실 나는 없어도 그만이에요. 회사라는 곳에서는 말이죠.


기계는 수많은 부품들이 맞물려 돌아가고 그로 인해 작동합니다.

하지만 어느 부품에 이상이 생긴다면 그 부품을 제거하고 다른 새로운 부품으로 끼워 넣으면 그만입니다.


전에 있던 부품은 기억도 하지 못한 채 쓰레기 통에 버려질 테고, 새로운 부품이 기존의 기계에 다른 활력을 불어넣어주지요.


짧은 회사 생활 동안 잠시나마 느낀 것이 있다면, 

'난 회사라는 커다란 기계에 존재하는 하나의 부품에 불과하구나.'라는 사실이었어요.


내가 없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없으면 다른 사람이 하면 되는 것이었어요.








3. 난 오직 너여야만 해.




하지만 식물은 그렇지 않아요. 여야만 해요.

다른 사람은 안되고, 오직  여야만 해요.



식물도 길들여진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나의 손길, 나의 생각, 나의 마음이 전달되면 식물은 나에게 길들여지기 마련이에요.


나의 생활 패턴에 나의 식물이 적응한답니다.

내가 물을 주거나 아니면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거나, 분갈이를 해주는 시기와 시간은 오로지 

나와 나의 식물 단 둘만의 시간이에요.


다른 사람과 식물의 시간이 아니라 나와 내 식물의 시간이란 소리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식물은 사람의 손을 타게 되고, 점차 사람의 손에 길들여져 간답니다.


길들여진 식물은 이렇게 당신이어야만 하는데, 그동안 당신은 식물에게 어떻게 대했었나요?








epilogue...


아직 늦지 않았어요. 다행히도 식물은 정직하고 순수해요.


당신이 곁에 잠시 없었어도 식물은 그 자리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을 거예요.


지금이라도 그동안 소홀했던 식물에게 다가 가보세요.

그 식물은 당신의 손길, 당신의 생각, 당신의 촉감을 기다리고 있었을 거예요.




Write by MEPLANC








식물이 전하는 감동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어요.

MEPLANC, MY SIDE PLANT


http://www.meplanc.kr








매거진의 이전글 곁에 있을 때 바라봐 주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