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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간호사 태움

by 양다경

으스스함이 밀려오는 폐허건물, 곳곳에 문과 창문이 부서지고 거미가 제 집인 듯 점령하고 있었다. 어떤 곳은 물이 들어차 갖은 벌레가 소리 내 울고 있었고, 밤만 되면 알 수 없는 소용돌이 울음 또한 나오고 있었다. 그전에는 사람들이 복닥거리며 아웅다웅 살았을 장소. 무슨 이유를 품었는지 사람의 흔적은 하나, 둘씩 사라지고 억울한 영혼의 잔재들이 서로 얽히고 얽히어 남아있는 듯했다. 때문에 산 자와 한을 품고 죽은 자의 경계를 지닌 곳. 영혼의 슬픈 곡조가 들리고, 죽음을 맞이했던 순간의 모습에 그들은 멈추었으니. 혹여 산자들의 발걸음이 이곳으로 이어지면, 수많은 영가들이 뛰쳐나와 먹잇감을 찾는 사냥꾼처럼 맴돌며. 그들의 영혼을 넘성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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