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eraki Jan 23. 2023

연휴의 시작은 와인과 함께

보데가스 산티아고 루이즈 오 로살 2020


금요일 오후까지 정신이 없었다. 대단한 일들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며칠의 연휴를 앞두고 나면 괜스레 마음이 바쁘다. 그래도 연휴 동안에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바쁘게 머리와 손을 움직인다. 그리고 연휴 뒤의 챙겨야  일들을 마지막으로 일들을 정리한다.


깔끔하고 깨끗한 화이트 와인을 찾는다.

웬일인지 남편이 와인을 마시자고 한다. 와인보다는 사케를 더 좋아하지만 집에 사둔 사케가 없으니 차선책인가 보다. 집에 사두었던 화이트 와인들 중에서 최대한 깔끔, 깨끗한 맛이 날 만한 와인으로 찾아본다. 하지만 정말로 어떤 맛을 낼지는 알 수 없다. 그저 마셔보는 수밖에.


마을 지도가 그려져 있는 스페인 와인을 선택했다.

스페인 리아스 바이아스 지역의 보데가스 산티아고 루이즈  로살 2020 (Bodegas Santiago Ruiz O Rosal 2020)이다. 마을 지도가 그려져 있는 와인 라벨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와이너리의 주인인 산티아고 루이즈의 첫째 딸이 본인 결혼식 안내도를 직접 그린 것이라고 한다. 스페인의 리아스 바이아스라는 . 지도를 찾으면 금방 찾아볼  있겠지만  지도를 한참 들여다보며 그곳의 풍경들을 상상해 본다. 마치 그곳에서 마시는 와인인 것처럼 나름의 상상을 더해 와인의 맛을  끌어올린다.


연휴를 앞둔 금요일 밤에 마시기 좋은 와인이다.

상쾌한 시트러스의 향과 서양배, 사과의 향이 동시에 느껴진다. 냄새 만으로도 입에 침에 고인다. 한 모금 마시자 생각보다 바닐라의 단 맛이 많이 느껴지고, 미끄러운 질감의 와인이 목구멍으로 스르륵 넘어간다. 하지만 역시나 킥 한방이 있다. 한 모금 마시고 난 뒤에 뒤에서 올라오는 비네가 같은 산미와 약간의 스파이시함. 입 속에서 자글자글 거리는 듯한 미묘한 탄산의 자극들이 느껴진다.(진짜 탄산이 있는 것인지 느낌인지는 잘 모르겠다.) 마실 때마다 새로운 자극들을 주는데 겨울보다는 봄, 여름에 차갑게 칠링 하여 가볍게 마시기 좋은 와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로마틱 하다.

예전 원데이 클래스에서 아로마틱 한 와인이라는 표현을 배운 적이 있었다. 꽃향기 혹은 향수 향기 등등이 향이 복합적으로 많이 나는 와인을 말한다고 했었는데 이 와인이 그러한 것 같다. 뭔가 향긋한 꽃내음이 나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오렌지 블라썸이라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다. 예전 프랑스에서 먹었던 오렌지꽃 꿀에서 나던 그런 향이 느껴진다. 음식에서 향수향이 나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과일의 시트러스함과 짭조름한 미네랄이 뒤에서 바쳐주니 이 향도 나쁘지 않다.


—-

산티아고 루이즈와 와인 속 라벨

‘알바리뇨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산티아고 루이즈(Santiago Ruiz)의 와인.

보데가 산티아고 루이즈의 역사는 산티아고의 할아버지인 Angel 1860 스페인 북서부 리아스 바이사스(Rias Baixas) 소지역인  로살,  미구엘  타바곤 (O Rosal, San Muguel de Tabagon) 작은 와이너리를 설립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전통을 이어받아 산티아고 루이즈는 70세에 기계, 해군 보험 세일즈맨에서 은퇴한  본격적으로 와이너리에 전념을 하게 됩니다. (와오! 70살에 새롭게 시작을 하다니!!)


토착품종의 옹호자인 그는 갈리시아 화이트 와인의 생산 과정을 개선하는데 집중하며,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를 도입하는 등의 혁신과 기술 개발에 힘써오며 1984년 본인의 이름을 딴 양조장 보데가 산티아고 루이즈를 열게 됩니다.


그는 갈리시아의 포도원 리뉴얼 선구자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2015년 그의 막내딸인 로사 루이즈가 와이너리 운영을 이어받으며, 현재까지도 산티아고 루이즈의 유산과 정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생산자 :  로사 루이즈


지역 : 스페인, 오 로살


품종 :  알바리뇨 82%, 루레이로 9%, 카이뇨 4%, 트레사두라 3%, 고데요 2%


<출처 : 뱅가드 와인 머천트 블로그>


—-


이제 연휴가 시작되었다는 기분 좋은 느낌이 온다.

뭘 할까. 보고 싶었던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카페에 가서 커피도 마시고 운동도 하고….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그래도 아침 요가와 글쓰기는 멈추지 말아야지.라고 함께 다짐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선입견은 좋지 않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