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s of Whom : Season 1 Ep 2.
나의 이면을 기록하는 시간.
스스로 돌보지 못했던 나의 조각들을 수집하여 기록하고 있습니다.
Season 1 Ep 2. 흔들려야 해요
: 노상훈, 셰프 편
요리라는 게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어쨌든 문화잖아요.
저는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많아요. 어떤 것을 접하면 그것을 끝까지 알려고 노력하고 파는 편이에요.
그게 어떤 분야든 관심이 가면 심도 있게 찾아보는 편이고. 그런 점들이 제가 요리를 하고, 일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요리라는 게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어쨌든 문화잖아요. 먹고 마시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
고민해보니까 문제의 시발점은 시스템이더라고요.
요리사로 지내면서 요리하는 것 자체는 너무 행복하고 좋았는데 수반되는 환경이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어요. 어디서부터 문제가 시작되었나 고민해보니까 문제의 시발점은 시스템이더라고요. 기본적으로 레스토랑은 일단 재료가 있어야 요리를 할 수 있잖아요. 재료가 있고, 재료를 생산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또 그걸 유통하시는 분들, 저희처럼 그것을 받아서 요리하는 사람들이 있고, 요리한 것을 먹는 소비자들이 있고, 또한 소비자들이 남기는 것들을 처리하시는 분들. 이 모든 순환이 선의를 가지고 이루어진다면, 좋은 시스템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공간과 시스템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제가 다 이룬다는 것이 아니고요. 그 중 작은 톱니바퀴 역할만 해도 제 인생은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더는 안 되겠다 싶어서 내면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을 찾았죠.
사실 농축원을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죠. 제가 요리사인데 요리사로서 활동을 1년 이상 쉬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사업을 준비하다 보니까. 그래서 뭔가를 해야 직성이 풀렸고, 그런 것들을 소비해야 제 마음 속에 있는 욕망이나 이런 것들이 없어지는 상황이었는데, 자의든 타의든 못하는 상황이 되니까 굉장히 좀 스스로가 욕구불만인 상황이 되었어요. 그래서 남 탓도 많이 했고 스스로도 많이 우울해졌고, 부정적인 생각의 쳇바퀴에서 계속 돌게 되고 그랬던 시절이 있었어요. 더는 안 되겠다 싶어서 내면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을 찾았죠.
막상 생각과 감정을 놓는 순간 또 다른 열정이 생기고
제 스스로를 단련할 수 있는 한 차원 더 높은 에너지가 생기더라고요.
처음엔 마음을 비워내는 게 제 감각을 애써서 무디게 만드는 것 같더라고요. 항상 긴장하고 바짝 조여서 일을 예민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생각과 감정을 놓는 순간 또 다른 열정이 생기고 제 스스로를 단련할 수 있는 한 차원 더 높은 에너지가 생기더라고요. 그걸 경험하고 나니까 왜 그렇게 하라고 하는지 안 거죠.
저 스스로한테 많이 물어본 것 같아요. 내가 정말 이것을 간절히 원하는 건지, 아니면 간절히 원하는 척하는 건지. 간절히 물어보면 물어볼수록 어떤 부정적인 생각들이나 나를 가로막고 있던 것들은 다 없어지더라고요. 오히려 더 집중돼서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서 필요한 것들을 바라볼 힘이 생긴 것 같아요.
사람은 누구나 흔들릴 수밖에 없고, 흔들려야 해요.
사람은 누구나 흔들릴 수밖에 없고, 흔들려야 해요. 왜냐하면 내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거든요. 나를 둘러싼 환경이.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누군가가 나를 맞춰주게 되고 관계가 깨어지는 상황이 올 수 있어요. 그러기에 끊임없이 진동하고 맞추기 위해 스스로가 굳건해져야 하는 것 같아요. 열심히 노력해야죠.
Seoson 1 Ep 2. 흔들려야 해요
: 노상훈, 셰프 편
옆에서 찍은 증명사진 마냥 살짝 비껴본
누군가의 모습을 그가 있는 장면과 함께 기록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사람들을 만나고 그 기록을 모아 이번 겨울에 책으로 편집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와 말이 이 곳에 잠시 머무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 겨울
*인터뷰는 이홍근, 위은혜, 류지영, 류송이 작가가 함께 편집하고 내용을 구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