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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향 Feb 18. 2018

육아 간섭을 사절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아이 먹일 것은 직접 만들어야지. 넌 엄마잖니.”

“요즘 엄마들은 생판 모르는 남한테 애를 맡겨놓고 쯧쯧. 돈 버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


  지난 34년의 인생을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았는데 아이를 키우면서는 주변사람들의 간섭이 상상을 초월했다. 더구나 워킹맘은 육아에 관해선 모자라고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한다는 편견 탓에 부모님과 친척들, 지나가던 동네 할머니마저 잔소리 대열에 합류하곤 했다.


3세까지 엄마가 키우라는 ‘3세 신화’


  얼마 전 해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3세 신화는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경을 막론하고 일하는 엄마들의 무수한 가슴에 비수를 꽂았던 3세 신화는 영국 어느 학자의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었다.


  세상에 아이를 자기 손으로 키우고 싶지 않은 엄마가 있을까. 아이를 키우는 것과 직업을 갖는 것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지만 워킹맘은 ‘아이 대신 일을 선택했다’고 종종 오해받는다.


  백번 양보해 부모가 아이를 직접 키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도 양육의 책임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은 아빠보다 엄마인 게 현실이다.


  또 맞벌이부부가 대부분인 요즘은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매일 배달해주는 간편 이유식이 생겼는데도 나는 아이에게 마트 이유식을 먹였다고 베이비시터와 가족, 심지어 친구에게도 갖은 모진 말을 들었다.


  집안에서나 밖에서나 육아에 간섭하는 사람들은 아이에 대한 관심이라고 표현하지만 당하는 사람에겐 지나친 사생활 침해다. 사람도 저마다 생김새와 성격이 다르듯 아이의 성장환경 역시 부모가 최선을 다했다면 존중받아야 한다.


독립적인 아이로 키우기


  아이들은 무엇인가 시도할 때 부모의 도움을 거부하기도 한다. 밥 먹을 때, 이를 닦을 때, 걸음마를 배울 때 등이다.


  대다수 육아 참관인들은 아이의 서툴고 답답한 행동을 기다리지 못해 엄마인 내게 대신 요구했다. 아이는 숟가락을 잡는 법이 잘못돼 자꾸 놓치거나 흘리는 밥알이 태반이라도 손으로 집어삼키고 입을 그릇에 대며 강아지처럼 먹는다. 나는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며 생각했다. ‘때로는 엄마 도움이 필요하지만 스스로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구나.’


  한 지인은 수험생 자녀와 시험범위의 처음부터 끝까지 공부한 후 서로 문제를 내고 토론도 한다고 했다. 그의 노력과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끼는 한편 내 아이는 엄마와 함께가 아닌 혼자서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하고 바랐다. 워킹맘이라서 아이의 모든 시간을 함께해줄 수 없다는 핑계일지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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