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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향 Jan 27. 2018

스마트폰 육아 잘하는 방법

  요즘 아이들은 말을 배우기도 전부터 스마트폰 조작법을 배운다.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3세 미만 어린이의 동영상 시청은 뇌발달과 집중력 등을 저하시킨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여전히 스마트폰을 멀리 하기란 쉽지 않다.


  처음으로 아이에게 스마트폰 동영상을 보여준 것은 생후 8개월 무렵 여름휴가행 비행기 안에서다. 너무 어린 아기라 조심스럽고 죄책감이 들었지만 비행기 안 승객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된다는 명분이 있었다. 단 3분도 얌전히 앉아있지 못하던 아이는 스마트폰을 보여주면 30분 넘게 집중하기도 해 실로 놀라웠다.


  문제는 그 이후 아이가 조금만 떼를 써도 우리는 스마트폰을 보여주기 급급했다. 말이 안통하는 나이다 보니 다른 방법으로는 도저히 달랠 수가 없었다.


  어떤 날은 온종일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아이 모습을 보면서 가슴을 치며 후회해보고 부부싸움도 했다. 게다가 둘째아이까지 태어나서 두 아이가 나란히 스마트폰을 보고 있을 때는 정말 둘 다 바보가 돼버리면 어쩌나 싶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다가 마음을 고쳐먹게 된 계기가 생겼다. 두 아이가 감기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다.


  같은 병실에 있던 부모도 우리처럼 아이에게 스마트폰으로 만화를 보여주는데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공감해주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우리가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은 집안일이나 재택근무 때문에 놀아줄 수 없을 때, 피곤해서 놀아주기가 귀찮을 때였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영상을 함께 보며 놀아줄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못했다.


  사실 어른도 중독되면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인데 아이를 아무리 타이른다고 못보게 할 수는 없다. 만약 아이와 스마트폰을 아예 분리시키려면 부모도 스마트폰 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어릴 적 ‘TV는 바보상자’라는 잔소리를 지겹도록 들으면서도 끊을 수가 없었듯 지금 아이들에게는 스마트폰이 그런 존재일 것이다. IT 환경이 이렇게 많이 변했고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학습이 이뤄지는 시대에 사는 우리가 아닌가.


  이런 이유를 핑계로 어린아이가 스마트폰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도록 방치해서도 안되겠지만 적절히 이용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매스컴들도 어린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면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서만 강조하지 정작 어떻게 해야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지는 간과한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이 아니라도 부모와 같이하는 놀이라면 무엇이든 다 좋아한다. 동화책 읽기, 블록 쌓기, 그림 그리기 등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놀이를 다하고 난 후에도 시간이 남을 때 스마트폰을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 전보다 밝아진 아이 표정을 느낄 수가 있다. 또 아이에게 스마트폰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스마트폰을 달라고 조르지만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자기가 좋아하는 동화책 한 권을 골라 열심히 보는 시늉을 하는 모습이 마냥 귀엽고 기특하다. 부모의 습관보다 좋은 교육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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