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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7. 아빠 육아
by
노향
May 2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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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과 육아아빠'
TV나 신문에서만 보던 일이 나의 현실이 되고 말았다.
야근 후 늦은 퇴근길 율이를 데리고 마중 나온다는 남편의 연락을 받았다.
우리는 가까운 술집에 들러서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였다. 그런데 너무나 갑작스럽게도 남편이 육아휴직을 내거나 회사를 그만두게 될지 모른다는 소식을 전했다.
남편은 베이비시터가 그만둔다고 했을 때부터 새 사람을 구하는 대신 직접 육아를 맡겠다고 했다. 나도 어느 정도는 동의했지만 율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면 남편의 복직이나 재기가 어렵지 않을까 걱정됐다.
하지만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듯한 남편의 의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또 둘 중 한 사람이 일을 그만둬야 한다면 소득이 더 많은 사람이 남아야 하는데 우리 부부의 경우 그게 나였다.
며칠 전 그만두겠다던 베이비시터를 어렵게 붙잡고나서 결국은 작별을 고하게 됐다. 외벌이 경제적가장의 길. 결혼생활 1년 만에 맞은 위기가 더 나은 상황을 만들지 불안한 미래가 될지 기대와 두려움이 컸다.
며칠 사이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남편의 결정이 대단하고 고마운 한편 걱정도 됐다. 사회적인 편견이 두려웠던 데다 1년 사이 우리 부부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무서웠다.
우리가 율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한 나이까지는 아직 1년 9개월의 시간이 남았다. 남편은 짧으면 1년, 길면 1년 반을 쉬게 될지 모른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친구도 같은 고민을 했다. "지금은 야근하거나 회식하더라도 서로 일정을 맞춰가며 이해해주지만 둘 중 한 명이 육아만 하면 더 자주 다투게 될 거야."
남편은 이런 내 걱정을 아는지 자기가 더 노력하겠다며 나를 안심시켰다.
사실 남편을 신뢰하는 마음이 없다면 내릴 수 없는 결심이었다. 어떤 난관에 부딪치더라도 둘이 함께 노력해 극복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내심 불안했지만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다.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아도 돼 다행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 1년의 시간이 우리 가족에게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줄 것이라는 희망만 갖자. 우리는 슬기롭게 이겨낼 것이다. 우리가 선택한 일이니까.
이후 일주일 동안 남편은 많은 준비를 했다. 퇴사까지 한 달의 시간이 남았음에도 남편은 '육아아빠'로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예전엔 새벽에 아이가 울면 먼저 깨는 사람이 일어나 달랬는데 지난 일주일 동안 남편은 밤새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이나 강아지 고양이를 챙기는 일도 혼자서 다 했다.
"서두르지 않아도 돼. 그리고 너 혼자 힘들지 않게 도울게.
어떤 어려움이 와도 서로 이해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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