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의 아이를 맡아 6개월 동안 키워주신 분. 그 은혜와 감사함은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부족하다. 하지만 사람 사이의 일이 다 그렇듯 갈등과 화해가 있다.
오늘은 지난 6개월 다른 사람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일들을 기록하려고 한다.
우리 부부는 처음부터 베이비시터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기로 했다.
"어떻게 남의 자식을 자기 자식처럼 키우겠어. 크게 다치지 않고 사고만 안 내도 다행으로 생각하자." 나와 남편은 서로를 그렇게 위로했다.
사실 엄마아빠가 일하느라 남에게 맡긴 아이를 완벽하게 돌봐주길 바라는 것이 무리한 희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이 없으니 베이비시터의 모든 부분이 마음에 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베이비시터의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다른 장점을 보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아기 엄마와 베이비시터란 참 어려운 관계였다.
베이비시터는 평일 12시간 동안 우리 아이를 돌봐주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그렇지만 아이 보는 일이 고된 육체노동이므로 우리 부부 중 한 사람은 매일 베이비시터의 퇴근시간보다 일찍 집에 도착했다. 평일이라도 한 달 2~3번의 휴가를 드렸고 평소에는 1~2시간씩 일찍 퇴근시켜드렸다.
이런 내 노력들도 베이비시터와의 관계에 도움을 주진 못했나보다.
지역 커뮤니티 카페에서 베이비시터가 새 일자리를 구하는 글을 올린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충격을 받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의 입장에선 그럴 수 있는 일이었다.
남편은 회사원들도 더 좋은 일자리를 알아볼 권리가 있다고 말하며 나를 안심시켰다. 아이 돌보는 일이라고 더 높은 책임감을 요구하는 건 지나칠지 모른다.
그 이후에도 베이비시터는 종종 구직 글을 올려 내 마음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직접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사이가 나빠질까봐 그러지 못했다.
우리 율이만 잘 봐주면 그걸로 감사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베이비시터가 눈 수술을 계기로 일을 그만두겠다고 했고 오래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왔던 나는 새 사람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베이비시터는 사실 다른 어린이집에 취직하는 바람에 그만둔 것이다.
나는 정말 배신감을 느꼈다. 짧은 시간이나마 우리 아이를 키워줬다는 이유만으로 베이비시터는 고마운 분이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도 가끔은 서운한 마음이 든다.
베이비시터의 입장에서 보면 역시 우리 부부에게 서운한 점이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또 누군가에게 아이를 맡겨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자신이 없을 것 같다. 내 능력과 노력을 다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일. 아이를 맡긴다는 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