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9. 일과 육아, 뭐가 더 힘들까

by 노향

일하는 엄마들이 농담으로 하는 말이 있다. "아이 보는 게 힘들어서 회사로 도망 와요."


지난 8개월 워킹맘으로서 느낀 점은 정말 아이를 돌보는 일이 회사일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일의 종류나 성격에 따라 다를 테지만 말이다.


나는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비교적 많이 받는 편인 데다 체력도 따라주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예전에는 아이 보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일보다 더 어렵겠느냐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론부터 말하면 일과 육아를 병행할 땐 일이 더 힘들지만 하루 종일 아이만 보는 것은 다른 성격의 어려움이 있다.


먼저 워킹맘의 고생스러움은 체력적인 문제가 크다. 회사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지만 거의 불가능하다. 밀린 집안일과 아이 밥 주기, 달래기, 목욕시키기 등을 하고 나면 자정쯤 녹초가 돼 쓰러져 잠드는 게 다반사다.


하지만 출근 후 아이와 떨어져있는 시간은 온전히 내 것이 된다. 잠시 휴식을 가져도 되고 일을 미뤄도 된다. 10분만 쉰다고 일에 지장이 생기는 건 아니다. 내 능력 이상의 일을 맡더라도 어느 정도 타협하고 내려놓느냐에 따라 적정 수준의 성과를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육아는 내 능력이나 의지로 컨트롤하는 것이 어렵다.

나는 지난 35년 동안 하루 8시간을 잤는데 밤잠을 설쳐야 하고 화장실 가는 게 급한 상황에서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 때도 있다. 우는 아이를 내팽개치고 귀를 막은 채 잠들거나 아이를 안고 버둥대며 변기에 앉아있다 보면 회의감이 든다.

단 5분의 휴식이 간절할 때도 아이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워킹맘으로서의 육아시간은 활력소가 된다. 일하는 시간 내내 퇴근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집에서 아이를 만나는 자체가 큰 행복이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의 연구에 따르면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하루 중 3~4시간일 때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 회사에서 내내 그리웠던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은 보람과 감동을 얻는 일이다.


힘들지만 내일 아침이면 다시 육아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생각, 출근하면 아이를 보고 싶어 할 마음을 생각하며 후회가 없도록 최선을 다한다.


내일은 남편의 퇴사일이다. 앞으로 짧아도 1년 동안 남편은 육아아빠로서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육아가 일보다 힘들 수도 있어. 내가 많이 도울게."

이렇게 말하면 남편은 예전엔 육아에 자신 있다고 말했지만 요즘은 그럴 수 있겠다고 말한다. 율이 아빠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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