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6. 하루 세시간의 기쁨

by 노향

하루 중 온전히 육아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서너시간 뿐이다. 새벽 일찍 출근할 때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있고 퇴근 후 집에 와 3~4시간이 지나면 금세 잘 시간이 된다.

일을 다시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땐 그 3시간도 길게 느껴졌다. 집에 가면 쓰러지기 바빴고 아이를 돌볼 겨를이 없었다.


그러고 보면 모성애는 출산이 아니라 육아과정에서 강해지는 게 맞는가 보다. 율이가 신생아 때는 모든 것이 서툴고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냈다. 그래서 아이가 예쁘고 귀엽다는 감정보다 아프고 힘든 감정이 더 컸다. 심지어 어떤 때는 내 몸이 우선이라 아이가 울어도 내팽개칠 때가 있었다. 부부싸움도 많이 했다.


그런데 아이가 웃기 시작하고, 눈을 맞추고, 옹알이를 하고, 엄마아빠를 부르고, 나에게 안기며 내 삶은 오로지 아이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처럼 변했다. 내 몸이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용기가 생겼다. 아이를 지킬 수 있다면 목숨도 기꺼이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율이가 나를 필요로 할 때 나는 큰 행복을 느낀다. 안아달라고 손을 내밀거나 아직 걷지도 못하는 작은 몸으로 나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은 사랑스러워 견딜 수가 없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었는데 율이가 엄마를 부르며 기어 올 땐 마치 이 순간을 위해 내가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래서 다들 딸바보나 아들바보가 되는구나.


아이를 안고 있으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사랑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때로는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가슴이 찌릿찌릿한 느낌도 든다.

사랑에 빠졌을 때의 감정이 이렇지 않았던가. 그렇지만 아이에게 느끼는 사랑은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보다 100배 정도 더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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