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도 되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돌무렵 다니는 아이도 있고 너무 이른 시기에 보내는 게 불안해서 두 돌이나 세 돌이 지난 다음 보내는 엄마도 있다. 요즘은 맞벌이부부가 많다 보니 젖먹이 100일짜리 아기를 가정어린이집 같은 곳에 보내기도 한다.
우리는 신혼집을 알아보다가 지금 사는 빌라를 보고 첫눈에 마음에 들었는데 집앞 어린이집이 가장 큰 이유였다. 4층 건물의 창문마다 아이들의 귀여운 노랫소리가 흘러나와서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또 규모가 큰 어린이집일수록 안전이나 시스템적으로 신뢰가 가기 때문이다.
아이를 보내고 싶은 어린이집을 정하고 보니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율이는 이제 배가 고프면 "맘마!"라고 표현할 줄 알고 키즈카페에서 또래 친구들에게 다가가 인사하거나 스킨십을 할 만큼 사회성이 생겼는데도 내 품을 떠나보내는 일은 생각만으로 두렵다.
얼마 전 키즈카페에서 기차를 태우다가 불안한 마음에 울음을 터뜨렸던 내 모습이 생각나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1년 남짓 있으면 아이는 곧 4살이 되고 좋은 곳은 대기자가 수백명이나 되므로 남편과 상의 끝에 어린이집을 신청했다. 집앞 어린이집과 회사 근처의 구립어린이집 두 군데를 신청했다.
어린이집을 신청만 하고도 당장 내일 율이가 입학하는 것처럼 떨렸다. 대기자가 많지만 생각보다 일찍 연락이 오면 어떡하지, 취소해야 하나 고민했다. 결국 신청을 취소했다가 며칠 후에 다시 반복하기도 했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한 후배의 말이 조금 위로가 됐다. "집에서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하다 보면 엄마만 힘든 게 아니라 아이도 힘들어요. 아이는 새로운 데 호기심이 생기고 재미를 느끼는데 집에서 엄마가 놀아주는 것보다 또래 친구들과 노는 게 더 좋죠. 선배가 회사만 다니다보니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기엔 어리다고 생각하지 실제로는 아이도 밖에 나가서 노는 걸 더 좋아해요."
많은 말들을 나누며 나도 공감하는 부분이 생겼다. 사실 이런 고민을 할 때마다 다른 친구들도 같은 조언을 해줬다.
어린이집을 보내기에 적정한 나이는 없다는 것, 아이의 성격에 따라 더 일찍 또는 늦게 보낼 수도 있다는 것, 아이는 엄마아빠 외의 새로운 세상을 두려워하지만 알고싶어한다는 것을.
물론 출근하며 우는 아이를 떼어 놓는 일은 생각만으로 아릿하다. 자식은 30년 집에 왔다 가는 손님이라는 말도 있는데 좀 더 의연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