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4. 슬픈 아동학대 뉴스

by 노향

아이는 꽃으로도 때려서는 안된다는 말이 있지만 육아를 하다 보면 머리를 쥐어박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요즘 아동학대 뉴스가 잇따르면서 학대와 훈육의 경계를 고민해보게 된다. 넓은 의미에서 학대는 폭행만이 아닌 강요나 방임, 잘못된 교육방식 등을 포괄한다.

이를테면 어린이집같은 보육기관은 단체생활을 하는데 아이가 먹기 싫은 반찬이나 간식일 경우 거부하게 된다. 이때 선생님이 아이를 좋은 말로 달래서 편식 습관을 바로잡아준다면 이상적인 교육이 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떼를 쓰는 아이를 감당하지 못해 먹이기를 포기하거나 화를 내며 강제로 먹이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에게 김치를 억지로 먹여 논란이 된 사건이 있다.


선생님 입장에선 먹기 싫은 음식을 굳이 힘들게 먹이느니 안 먹이는 쪽이 훨씬 편하고 쉬운 일이나 그 방법이 더 옳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육아 커뮤니티의 엄마들 사이에서는 이런 문제가 흔한 논쟁이다. 어린이집 선생님을 신뢰하지 못할 바에 직접 육아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어린이집은 공동체생활을 하는 만큼 선생님 한 사람이 아이 한 명만 돌볼 수 없는 시스템이고 부모들도 이런 한계를 어느 정도 너그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이를 돌보는 일이 로켓을 개발하거나 노벨상을 받는 것만큼 어려운 기술과 지식을 필요로 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우습게 볼 일도 아니다.

몇년 전 지인으로부터 어린이집 학대에 관한 제보를 받았다. 내 취재분야가 아니라서 동료 기자에게 제보했고 대부분의 방송사와 인터넷 뉴스가 보도하며 큰 이슈가 됐다.

어린이집 교사가 말을 안 듣는 아이를 체벌하려고 두 손을 끈으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사건이었다. 그 교사는 경찰 조사를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제보한 지인은 어떻게 아이 손을 묶을 수가 있느냐며 분노했다. 하지만 결혼도 하기 전이었던 내 시각으로는 '애가 얼마나 말을 안 들었으면 그랬을까.' 생각했다.

사실 지금도 아이 손을 묶은 것이 학대인지 훈육인지 옳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아이가 통제 불가능할 정도의 반항을 반복했을 때 "한번 더 그렇게 하면 두 손을 묶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벌 줄 거야."라고 사전에 경고했다면 학대일까. 아니면 체벌일까.



한 선배는 밤샘수유를 하다가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면 창문 밖으로 던져버리는 상상을 한다고 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그 선배가 잠재적 범죄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이후엔 아이를 낳아 키우며 나도 모르게 그런 상상을 하는 때가 있다.

아무리 달래도 떼를 쓰거나 도저히 혼자의 힘으론 어쩌지 못해서 인내심이 바닥났을 때 아이를 때리고싶은 충동도 든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에겐 분노 조절 능력이 있고 방어 능력이 없는 어린아이에 대한 연민과 보호본능을 느끼기 때문이다.



아동 폭행이나 살인범들은 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인격장애가 있을 것이다.

아동학대 범죄는 주위의 관심과 강한 처벌만이 해결책이다. 선진국에선 아동 범죄가 끊이지 않음에도 주변 사람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강력한 처벌로 인해 피해아동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적다.

최근에는 뉴스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부모들의 지나친 선입견이나 정부의 보육예산 갈등으로 아동학대에 관한 보도가 악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 역시 교육계의 이해관계자라 이해관계를 배제할 수 없다. 돈 문제로 인해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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