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너무 많은 설명이 독이 된다
때로는 너무 자세한 설명이
독이 될 때도 있다
가끔 신규고객님들은
많은 걸 질문할 때가 있다
"왜 그렇게 해요?"
"왜 염색을 두 번 발라요?"
"왜 중화를 짧게 봐요?"
등등...
아주 다양한 질문을 하신다
질문에는
응당 거기에 맞는 답을 해야 하는데
가끔은 너무 자세하게
머리 하는 방법이나
와인딩방법(파마마는 방법)을
설명하게 될 때가 있다
특히 손상이 심한 분들이나
다른 곳에서 씁쓸한 실패를
경험해 보신 분들은
특히나 질문을 많이 하신다
나 또한 그에 응당한 답변을 한다
하지만 가끔 결과물이 좋지 않을 때는
(이미 다 상해서 엉망인데 수정하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이 대다수이다)
내가 여태 질문에 대답해 드린 것들이 다
머리시술 결과물에
못 미치기에 고객의 입장에서는
변명처럼 변질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예전에는 마냥 속상했다
이런 상황을
미용실디자이너와 고객이 아니라
병원에서 의사와 환자라고 바꿔서
상황을 살펴보자
암 4기 환자다 의사는 수술도 했고
항암도 했고 방사선치료, 등등..
각종 좋은 약을 처방했지만
완치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환자는 내 병이 낫지 않았다고
의사를 무능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미용실에서 극손상모는
4기 암환자랑 다를 바 없다
손상된 모발에
아름다운 컬을 걸어 돌라는 건 억지다
블랙염색모발을
탈색 없이 밝게 해 돌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건 그냥 무지에서 오는 억지다
그저 컬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블랙은 탈색작업 없이 밝게 하는 건 불가능하다
다 죽어가는 모발에
건강해 보이는 것처럼
생명의 끈을 연장해 주는 것이
디자이너로서의 최선일 때도 있다
또 안 되는 작업은 안된다고
이야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너무 많은 설명보다는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정확한 진단과 머리진행과정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고객입장에서는 편할 수도 있다
아니 이해가 될 것이다
오히려 다 죽어가는 환자에게
"안타깝지만 당신의 병이 차도가 없어
당신은 췌장암 4기로 며칠 내로 죽어도
이상하지 않아요~"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저희는 최선을 다해 당신을 치료해 드리겠지만 혹시 모를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보내세요"라고 이야기하는 의사가 더 멋진 것 같다
전자와 후자모두 상황은 같다
이렇듯 너무 고객의 모발이 상했다고
자세히 설명하고 타박을 하는 것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서 예쁘게 해 드리겠다 이야기하고 행동으로 고객을 대하는 게
백 마디 말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고객도 안다
본인 모발이 엉망이라는 걸
굳이 알고 있는데
왜 이리 관리했냐고 타박을 줘서
무안하게 만들고 머리 하는 내내 서로 불편하기보다는
심플하게 이야기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프로다
또한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은지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팩트만 이야기하자
너무 장엄한 거창한
과한 설명은 때론 독이 된다
심플함이 고객에게는
진정성 있게 느껴질 때도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른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