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리골드 Apr 19. 2023

여행에 대한 단상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에

라스베가스, O Show


여행 가고 싶다는 마음을 어떻게 풀어볼까.


스카이스캐너에서 출발은 인천, 도착은 어디든지로 검색해 보는 것. 휴가를 낼 수 있는 날짜들을 살펴보며 비행기표를 알아보는 일만으로 머릿속에서는 어느새 짐을 꾸려서 인천공항에서 체크인하는 모습까지 상상을 한다. 지금, 4월에는 어디에 가야 좋을까. 캐나다에 가고 싶은데, 오로라를 보려면 4월에는 떠나야 할 텐데.. 여름이 되면 뉴질랜드는 겨울이 되니 추워지겠지. 코타키나발루에는 가봤으니 이번에는 쿠알라룸프르에 가서 칠리크랩을 마음껏 먹고 올까. 얼마 만에 가는 여행인데 더 멀리 떠나는 것도 좋겠다. 이런저런 여행에 대한 생각들이 나를 어떻게든 비행기에 태우려고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LA, 디즈니랜드


여행을 함께하는 1순위는 언제나 가족이다. 여행메이트로 좋아하는 음식, 가고 싶은 곳, 여행하는 스타일이 가장 잘 맞아서일까. 우리는 둘이, 셋이 그리고 넷이 함께하기도 한다. 이렇게 서로가 많은 곳을 여행하면서 넷이 함께 시간을 맞춘 것은 일본, 스페인, 태국, 미국, 호주 이렇게 5개국뿐이다. 온 가족이 세계일주를 하는 책이나 여행기를 보면 나도 어디선가 로또에라도 당첨되어 함께 세계를 누비는 꿈을 꾸곤 한다. '그런 날이 온다면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만 끊어야지.'


방콕


여행에 있어서 원래는 엄청나게 계획적인 성격이다. 이 글을 쓰면서 문득 깨달은 것은 그렇게 세세하게 계획을 세웠던 이유는 아마 시간과 돈이 부족해서였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밤늦게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한 시간 단위로 가고 싶은 곳과 맛있는 식당을 골라 엑셀로 계획을 다 세워야 마음이 놓였다. 소중한 시간과 돈을 충분히 누리고 만족하게 쓰고 싶기 때문이었다. 그런 내게 로또에 당첨되듯 엄청난 돈과 회사를 다니며 휴가를 며칠 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없어진다면, 정말 아무런 계획 없이 떠나는 비행기티켓 하나만 끊고 훌쩍 떠나고 싶다. 한 달은 그냥 하와이에서 서핑을 하며, 선베드에 일광욕을 하고 누워있다가 저녁노을을 보며 바비큐를 먹어야지. 가기 전에 수영은 꼭 배워야지. 언제든 바다에 뛰어들어 헤엄칠 수 있도록.


시드니, 본다이비치 아이스버그


사실은 돈이 많지 않아도, 시간에 쫓기는 여행이어도 행복하다. 여행을 사랑하는 이유는 내가 온전히 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것들로부터 벗어나 나로서 웃고 울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겨서 하루종일 걷고 또 걸어도 마냥 웃음이 나는. 그냥 오늘은 날이 좋아서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에 여행에 대한 단상을 적어본다.


뉴욕
작가의 이전글 내 일상의 안전지대를 넘지 못하도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