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같이 영어학원에 다니던 친구들과 함께 처음으로 떠나는여행을 준비했다. 마침 그 주말에 내 생일이 겹쳐있었고, 우리는 바기오 근처에 헌드레드아일랜드라는 100개의 섬들이 모여 있는 바닷가로 떠났다.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밴을 빌리고, 바닷가 근처의 집과 보트도 빌렸다. 집 전체를 빌리는데 20만 원도 되지 않았고, 근처 식당에서 랍스터를 먹는데, 통통한 랍스터 세마리를 한 접시에 주면서 만 오천 원도 안 했던 가격에 놀랐다.
배를 빌려 헌드레드아일랜드를 돌아다니다, 마음에 드는 바다가 있으면 배를 멈추고 머물렀다.스노클링을 하러 구명조끼를 입고 그냥 뛰어들었는데, 물을 너무 무서워하던 나는 뛰어들자마자 다시 배 위로 올려달라고 소리를 쳤다. 그렇게 한참을 바다 위를 떠다니다 해 질 녘쯤 해안가로 돌아왔다. 비치색 바다를 바라보며 해변에 앉아 여유를 부렸다.
모래 위에 흙으로 케이크를 만들고 그해 스물두번째생일을 축하하며 소원을 빌었다.
매년 생일이 다가오면그 즐거웠던 여행의 순간들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떠오른다.
같이 있어도 자유롭고 편안했고, 있는 그대로 나를 봐주던 사람들. 그래서 사진 속의 나는 언제나 웃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