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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OPHYSIS Jun 05. 2022

외동아들 친구 만들어 주기?

‘엄마들’ 인연에 대해

같이 있는 시간이 기분 좋은 그런 만남이 있다. 그건 오래 알고 말고가 아닌, 어떤 성향과 성향의 만남에 어그러짐이 없을 때 가능한 것 같다.


“혹시 ㅇㅇ죠?”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아들을 알아봐 주고 말을 걸어온 그녀.




외동아들이 안쓰러워 한때는 친구를 만들어주려 꽤 오래 애썼다. 일 하고 돌아와 피곤한 몸과 마음에도 굳이 궁금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노력했던 시간들. 소중한 시간을 빼내어 아들에게 좋은 시간을 만들어 주고자 타인과 가까워지려 노력했던 시간들. 그 시간이 아들에게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었다면 그걸로 족하지만, 여러 만남과 대화와 경험이 쌓이며 그럴 필요가 없음을 서서히 알게 된 것 같다.


한마디로 ‘오면 오고 가면 가는 거지 하며 억지로 인연을 쥐어짜지 않게 되었다. 그것도 내려놓음일까. 러면서 우리 가족은 우리끼리도 즐거울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만들어 갔다. 결국 아들은 가끔 사촌동생을 만나면 오히려 집에 돌아와 편안함을 느끼는 경지에 이르렀다. “굳이 만들어  거면 동생 말고  달라고 하니, 그건 우리 부부가 도와줄  없다고 말하는 수밖에.



그러던 차에 그녀의 살가움이 낯설면서도 익숙했다. 그리고 반가웠다. 서글서글하면서도 결코 과한 법 없는 그녀와 이야기하는 동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잊게 된다. 몇 마디 대화만으로 서로의 마음이 열리고, 우리는 별의별 이야기를 하고서도 헤어지기 아쉬워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더 놀게 하며 또 이야기를 이어갔다. 끝없는 수다에 어떻게 이렇게 잘 맞는 아들 친구 엄마를 이제야 만났나 싶었다.


그 이전의 ‘엄마들’에게 느꼈던 뭔지 모를 불편한 감정이 조금도 들지 않았던, 편안한 대화. 그리고 아이들은 지칠 줄 모르고 신나게 뛰 노는 시간. 그 속에서 나는 그동안 어쩌면 내가 나에 대해, 그리고 남에 대해 편견을 가졌던 건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엄마들이랑 막 떠드는 거 체질상 안 맞아’,

‘엄마들끼리 모이면 왜 저런 말만 할까’,

‘엄마들 만남은 진짜 시간 아까워’.

그런 생각들에 갇혀 어느새 스스로 고립된 건 아닐까.


무엇보다 그들 모자와 함께 하는 시간에 대해 아들보다 내가 더 즐거워, 내심 적잖이 당황스럽기도 했다. 오히려 애들이 가끔 우리를 찾아와 대화의 흐름이 끊기면 아쉬울 정도로.


여전히 나는 아들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 억지로 ‘엄마들’ 사이에 끼기 위해 애쓸 생각은 없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사람, 만남, 시간들로 인해 다가오는 사람, 만남, 시간들에 미리 선을 그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다.


‘엄마들’ 속에 나도 있듯 그 속에 너무나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꼭 맞는 ‘엄마들’ 인연이란 것에도 타이밍이 있기에 자연스럽게 오고 감을 받아들이며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가면 된다. 그리고 그렇게 이어진 인연을 더 소중히 여기면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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