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거래처 탐방을 다녀왔다. 적극적이고 공손한 태도가 매우 중요함을 깨달았다. 더 해봐야 알겠지만, 시작이 좋았다. 다리가 조금 아팠지만, 마음이 오히려 홀가분했다. 주기적으로, 배우는 마음으로 다녀와야겠다.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어느 정도 공개하는 게 맞는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제일 먼저 할 것이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해야 하는 것 같다. 거기서 내가 추구하는 톤 앤 매너를 정하고, 브랜드 언어를 쌓아가야 하며, 나머지는 그 재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아 優雅
- 우 : 넉넉하다, 도탑다, 뛰어나다
- 아 : 맑다, 바르다, 아름답다
주얼리의 본질은 무엇일까.
내가 단순히 '우아함'을 브랜드 심상으로 떠올린다면, 블로그든 인스타든 모두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겠지. 하지만 그런 우아함에는 어딘가 보석함에 꽁꽁 숨겨두거나 모셔두기만 하는 느낌이 있다. 그런 밀봉된 우아함에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움이 있다. 그런 우아함은 내게 어울리지도 않을뿐더러, 그럴 바에야 천방지축이 되어 버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다.
내가 추구하는 그 정확한 지점을 찾는 게 쉽지는 않지만, 수수께끼 푸는 것 같은 이 과정이 솔직히 즐겁다. 그래서 어느 날은, 그저 일종의 '창업 놀이'로 끝나버리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잠깐 엄습한 적도 있다. 물론 그럴 상황도 아니고,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다. 갑자기 어마어마한 상속녀가 되어 버렸다 해도, 나는 놀면서 주얼리를 만들 것 같기 때문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몇 피스 안 되지만 내가 만든 주얼리를 친구와 가족들에게 선물했을 때, 그들이 기뻐하고, 무엇보다 그들의 몸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때 나는 설명하기 어려운 잔잔한 쾌감을 느끼곤 한다. 뭔가, 나도 몰랐던 내 열망의 단면을 하나씩 확인하는 기분이다. 아직 이렇게 말하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늘 상상한다.
내가 만드는 것이 아름다운 사람의 몸에서 다시 고유하게 피어나는(PHYSIS) 모습을.
어쩌면 주얼리도 그 궁극의 목적을 위한 수단일지 모른다. 주얼리 같은 유형의 물질이든 글/말 같은 무형의 에너지든, 그렇게 내 안에서 밖으로 나가 다시 그 고유함으로 피어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살고 싶다.
어딘지 모르게 눈이 가는 그런 사람에게 어울리고 다시 거기서 고유하게 피어나는 세련됨, 고유함으로 피어나는 우아함. A를 만들어도 그녀/그에게 닿으면 A'가 아닌 완전히 다른 B가 되어 버리는 유무형의 것, 그게 내가 비로소 추구하는 바다.
내가 만드는 것이 제각기 아름다운 존재에 닿아 그 사람으로 하여금 '왠지 모르게 우아해' 하는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면 좋겠다.
사실 사람은 누구든지 우아한 면이 있다. 그 우아함을 두텁고 어두침침한 보석함에 꽁꽁 싸매지 않고, 풍겨 내게끔 하는 그런 주얼리를 만드는 것이 내 숙제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