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이별과 사랑

죽음은 가슴 속에서 함께하는 것이다

by 메리힐데

문득 말이야, 정말 문득. 계속은 아니고 정말 찰나의 순간에 문득. 기억을 할 때가 있어, 아니 기억이 날 때가 있어.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던데 만남의 시작에는 헤어짐을 미리 생각하지 않잖아.


처음엔 매일, 그러다가는 아침에 일어날 때 그리고 밥 먹을 때마다, 그리고 자기 전에 생각이 나더라. 그게 조금씩 시간이 지나니까 맛있는 거 먹을 때?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때? 네가 좋아하는 음악이 나올 때? 가끔씩 생각이 나는 거야. 요즘은 시간이 그래도 꽤나 흘러서 그런가? 내가 힘들 때 아니고는 그닥 생각은 안나.


어릴 때부터 이별을 경험하지 않았던 건 아니야. 오히려 많은 이별을 겪었지. 가족들의 죽음부터 시작해서 크고 작은 헤어짐들이 있었으니까. 근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만남'의 시작에 '헤어질 그날'을 생각하게 돼. 그래서 나도 모르게 미래의 이별을 슬퍼하게 돼.


이별을 겪은 뒤에 처음엔 말야. 새로운 인연을 만날 때마다 '이별해도 괜찮을 만큼'만 사랑하려고 노력을 했어. 현실이라는 게, 그래. 이별을 해도 세상이 끝나지 않더라고. 시간은 멈춰주지 않아. 나의 아침은 계속해서 밝아오고, 어느덧 네 나이를 넘어 난 너보다 훨씬 어른이 되어 있으니까.


이별을 해도 나는 살아야 하잖아. 그래서 이별해도 아프지 않을 만큼만 사랑하는 게 나의 목표였어. 그리고 몇 번은 성공했지. 왜냐면 사랑을 하지 않았거든.


근데 내가 되게 사랑하는 존재가 이 세상에 둘이나 생겼다? '내가 진짜 사랑하고 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처음엔 너무도 기뻤어. 다시 살아난 기분이었거든. 온 세상이 환하게 빛나더라. 근데 가끔 그들이 내 앞에서 자고 있는 모습을 보는데 계속 눈물이 나는 거야. 너무 고마워서.


내 세상에 찾아와 줘서 고맙고 '사랑'할 수 있게 해 줘서 고맙고. 그리고 다시금 이별을 두려워할 수 있게 되어서 고맙기도 했어.



"세상에서 저들이 사라지면 어쩌지?"

"내가 이 생각을 해서 나에게 이별이 찾아오는 거면 어쩌지?"


나는 그동안의 단련 끝에 이별에 개의치 않는 사람이 된 줄 알았어. 근데 이별이 슬프지 않은 ‘무적 인간’이 된 게 아니라 이별이라고 느낄 수 있는 상황, 즉 만남을 하지 않았던 거였어. 그래서 '이별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느끼지도 못했더라고. 감정의 원천봉쇄를 참 잘하고 살았었나 봐.


그래서 요즘은 가끔씩 무서울 때가 있어. 사람들이 그러는 거야. 생각하는 대로 된다고. 그니까 무서운 생각, 약한 생각, 슬픈 생각 하지 말라고. 근데 자꾸 문득문득 '저들이 사라지면 나는 어떡해?'라는 걱정이 올라올 때가 있어. 물론 알지. 어떻게든 살 거라는 거. 그리고 지금처럼 아주 잘 살아나갈 거라는 거.


이별을 해서 힘들고 슬픈 감정이 든다는 건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아.

그건 내가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인간이라는 걸 알려주는 거니까.



이별이 슬퍼서, 이별이 아파서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별이 아픈 만큼 내 사랑이 참 깊다는 거니까
오히려 아주 많이 아플 각오로 정말 많이 사랑하려고.



오히려 좋아.

이별을 각오하고 만남을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돼서.


아 그리고 말이야. 요즘 알게 된 게 하나 있는데, 이 세상에 영원한 이별은 없더라. 오히려 이별하고 나니까 내가 만나고 싶을 때마다 네가 오던데? 삶은 영원한 사랑을 준비하는 아주 짧은 시간인가 봐. 고맙다 내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