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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리힐데 Apr 23. 2023

이 또한 지나가리라

살아남는 것이 강한 것이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순간은 단 하나다.


도망하고 싶을 때.


잘 못할까 봐, 실패할까 봐, 망신당할까 봐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핑계들을 늘어놓으며 언제든 발 빼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게 되는 그때,

나는 문득 생각해 본다.

만약 지는 게 아니라면? 실패가 아니라면? 생각보다 결과가 좋다면?

그래도 나는 지금 이 순간 포기할 것인가?


지금까지의 삶 중에서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모든 순간은 다 이랬다.

무서웠다.


똑똑하면서 예쁘고 건강하고 집안 좋고

거기다가 성실하기까지 한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난 무엇을 얼마나 더 해야 저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저 무리에 낄 수 있을까?

불안했다.


이 산만 넘으면 내 인생이 확실해지고 탄탄해지고 행복해질 줄로만 알았는데, 언제나 버티기 힘든 순간이 또다시 찾아왔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나에게 ’ 고통‘은 ’ 당연‘한 존재가 되었다.


지금도 나는 가끔씩 두렵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다.


하지만 도망도 해보고 버텨도 보면서 내가 배운 것은 영원한 도망은 없다는 사실이다. 반복되는 고통 속에서 이따금씩 ‘해방’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 인생이 아닐까.


강해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 강한 것이다.
살아남는 건 거창한게 아니라,
지금 이 자리를 버텨내는 것이다.

버티는 자가 강한 것이다.


인생의 모든 구간에는 언제나 그랬듯

찰나의 행복과 순간의 안도, 그리고 억겁의 고통이 공존한다.


그러니 이따금씩 포기하고싶고 도망가고싶은 순간이 왔다는 것은 드디어 끝이 보인다는 반가운 신호다.

“아, 드디어 마지막 깔딱고개가 왔구나. 이것만 버티면 정상이구나” 생각하며 마지막 호흡을 가다듬고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기억하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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