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무상이다
이쯤되면 잊었노라 단언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만남과 이별, 시작과 끝 사이에서
버티고 버티고 버티다보면
내 마음 속에 드리워진 네 발자국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리라 믿었다.
죽음은 무얼까 생각해보게 된다.
심장이 멈추면 죽는걸까
기억에서 잊혀지면 죽는걸까
죽는다는 건 ‘무’로 돌아가는 걸까
죽는다는게 있긴할까..
사람은 죽었는데
기억 속 네가 너무도 생생하게 살아있을 때
난 어느 것을 믿어야 하는걸까 혼란스럽기도 하다.
한 사람의 무상한 시간들이
누구는 짧고 누구는 길게 허락될 때,
그 속에서 우리는 삶의 조각들을 잊어내며
스스로의 시간을 이어간다.
그러다 만나는 새로운 조각들은
내 마음에 또다른 발자국을 남긴다.
만나고 헤어지고
잊어내고 추억하는 모든 시간들.
사람과 사랑은
잊으려 하면 기억나고
기억하려 하면 잊혀지는
무상이다.
‘삶’ 혹은 ‘인생’이라 불리우는
그 시간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나는 찰나까지 모두,
우리는 무상이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