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7푼의 불합리가 지배하나 3푼의 이치도 행해진다
살다 보면 가끔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지금껏 해온 노력들이 실패라는 결과와 함께 물거품이 되는 것 같을 때나, 아니면 아무 결과를 내지 못해 마치 실패인 것처럼 생각될 때, 나는 주저앉고 싶어 진다. 그 막막함과 공허함, 두려움과 공포라는 파도에 휩쓸릴지, 아니면 파도를 타고 높이 뛰어오를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 상태다.
가끔 내가 한만큼의 결과를 얻는 것을 당연히 여길 때가 있다. 투입이 있었으니 결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인생은 그토록 명쾌하게 떨어지는 수학 공식 속 ‘미지수 x’가 아니다. 어느 날은 내가 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하고, 어느 날은 말도 안 되게 실패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것을 ‘운’이라고 부른다.
인생은 운칠기삼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20대 초반 패기 넘치던 시절의 나는 이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조금의 과장을 보태어 지금의 나는 이것이 삶의 진리라 믿고 있다. 드디어 ‘운칠기삼’을 제대로 이해했기 때문이고, 내가 어쩔 도리가 없는 ‘운칠’이 아니라, 내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기삼’을 보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1년 365일 운이 좋거나 나쁜 사람은 없다. 매번 운이 좋을 수는 없기에 나는 30을 채워 운 나쁜 그날을 버텨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언젠가 운이 우리를 찾아올 그날, 비로소 100을 완성할 수 있기 위해 30을 채워놓아야 한다.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것 같은 순간들을 돌아보면 매번 ‘운이 나를 따르지 않았을 때’였다. 나는 30의 노력에 최선을 다하다가도 70의 운이 나쁘면, 흔들리고 좌절해 버렸다. 하지만 운이 나쁠 때일수록 70이 아닌 30에 집중해야 한다.
기억하자. 70은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이는 평생 우리의 통제 아래 들어온 적도, 앞으로 들어올 일도 없을 것이다.
훗날 “제가 운이 좋았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려면, 30의 실력 쌓기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사실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희망합니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립니다.”
로마 8, 2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