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선거 사무를 같이 하였던 다른 부서 직원들이랑 점심을 같이 먹었다. 나는 아직 신규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맞은편에 앉은 다른 부서 직원 두 분이 내게 순수하다고 얘기한다.
"주임님이 저랑 동갑이라 들었는데 85년생이죠?"
굳이 빠른 86이라 정정하지는 않았다(?).
나랑 대화하다 보니 자꾸 자기가 '때 탔나, 찌들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많이 못돼 처먹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순수하다는 말을 듣다니. 순수하다는 말 많이 듣고 살았는데 이제 그 말을 들으니 '내가 나잇값을 못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때 타고 찌들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세상 물정을 어느 정도 안다거나 공무원 조직에 물들었다는 뜻이려나. 세상 물정을 안다는 뜻이면 나도 때 타고 찌들어야겠다. 나는 너무 세상 물정을 모르고 무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무원 조직에 물들었다는 뜻이라면 계속 순수하다는 말 들으면서 살고 싶다. 공무원 조직에 물들고 싶지 않다. 아니, 그럴 자신이 없다.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는 모르겠다. 아직 더 겪어봐야 하나. 불혹이 되어서야 중2병에 걸린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