츤데레 경상도 남편

현명한 아내

by 김메리

민원대에서 일해보니 츤데레인 남편들이 있다. 종종 나이가 지긋한 부부가 같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신고서 같은 걸 쓸 때 서툰 편이다. 특히 아내가 남편보다 더 서툰 편이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그분들 시절에는 딸들이 교육을 많이 못 받았던 시절이다. 남자가 여자보다 교육 수준이 더 높고 사회 진출도 더 많이 하였다.

어쨌든 남편들은 아내가 신고서를 잘 못 쓰면 투덜거리면서 대신 써주기도 하고 아내가 설명을 잘 못 알아들으면 괜히 뭐라 하면서 자세히 알려주기도 한다.

그런데 아내는 남편이 구박해도 기분 나빠하지 않고 웃으면서 남편의 도움을 받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뭔가 귀엽다. 기분 나빠하면서 니 잘났니, 내 잘났니 하면 부부 싸움이 날 텐데, 남편으로부터 바보 취급받아도 웃으며 넘기는 아내들이 지혜로워 보인다. 진짜 바보라면 바보 취급받으면 화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

그 아내들은 진짜 바보라서 남편에게 지고 사는 게 아니다. 져주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걸 알고 배우자를 섬길 줄 아는 현명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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