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에 올린 내 글을 보신 사랑의 편지 편집장님으로부터 제안받아 전국 도시철도, 지하철역에 내 글이 부착되었다. 그런데 차를 타고 다녀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이 거의 없다 보니 내 글을 확인해 보지 못했다.
'기념해야겠다!'
서울 가서 내 글을 확인하고 사진도 찍고 왔다. 그런데 여태까지 정작 대구는 둘러보지도 않았다. 주말에 사람들 안 만나고 여행도 안 가고 사무실 초과근무 하거나 도서관 가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토요일 무작정 지하철을 탔다. 모든 역을 둘러볼 수 없으니 노선마다 몇 군데 역을 정했다. 내가 정한 역에 도착하면 한번 둘러보고 다음 역으로 가는 식으로.
오랜만에 차 없이 외출하니 신나서 인생네컷을 찍고 싶어졌다. 그래서 내 글이고 뭐고 딴 길로 샜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인생네컷을 찾아갔다.
대학 때 방순이* 언니에게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봤어요?" 하고 물었을 때, 대답 대신 마츠코의 시그니처 표정을 지어 보였던 게 인상 깊었다.
*방순이, 방돌이 : 부산경남권에서 룸메이트를 부르는 말.
마츠코 표정으로 인생네컷 찍었다! 배고파서 계란빵도 사 먹었다. 1,500원. 나중에 공무원 그만두고 꼭 계란빵 장사 해야지.
다시 지하철을 탔다. 1호선, 3호선 총 4군데 정도 역을 둘러봤는데 내 글을 못 봤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 글이랑 내 글이 번갈아서 부착되기 때문이다.
2호선을 탔다. 대끼리왕호떡 가서 호떡이랑 쌀떡볶이 포장해서 집에 가야지. 떡볶이는 쌀떡이지! 떡볶이 사장님께 왜 쌀떡볶이는 잘 안 파냐고 여쭤본 적 있었다.
"쌀떡은 판때기에 들러붙어서 오래 몬팔아예."
오호. 그런 이유였구나. 청라언덕역에 내려서 빙 둘러보는데 내 글이 보였다. 준비해 온 셀카봉을 꺼내 미친 듯이 사진 찍었다. 사람들이 보든 말든. 제정신 아니구만.
다시 지하철을 타고 감삼역에 내렸다. 대끼리왕호떡 가려고 온 건데 또 내 글이 보여서 반가웠다. 우왕왕. 또 사진 찍었다. 대끼리왕호떡에서 호떡순* 사 먹었다.
*호떡, 떡볶이, 순대
내 글의 원문이다. 같은 글이지만 편집장님께서 편집해 주신 경어체의 글과는 느낌이 다르다. 나는 둘 다 좋지만, 솔직히 원문이 쪼매 더 좋다. 순수한 내 글이니까!
붙임 1.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포스터.
2. 서울특별시에 부착된 김메리의 글.
3. 대구광역시에 부착된 김메리의 글. 끝.
공문 형식으로 글을 끝맺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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