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이 그렇지만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두려움이 가득하고 불안하다. 그래서 시작할 때가 가장 힘들다. 과연 될까? 할 수 있을까? 자신감 대한 의문으로 대부분 시작한다. 하지만 매일매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생각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고 눈을 감고 해도 쉽게 느껴질 때가 온다.
그때부터는 탄력이 붙고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에 가끔씩 제어가 안될 때도 많으며 안 하면 불안하고 계속해야 할 것은 같은 중독 증세도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옆에 있는 누군가가 제어를 하지 않으면 정말 끝도 없이 나갈 수 있다.
그래서 옆에 좋은 코치(멘토) 가 있어야 한다.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낯설고 두려움을 가지고 입문을 하게 되지만 막상 매입하고 오르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많이 못 산 것에 대한 후회를 한 번쯤 하게 되며 이후에는 최대한 많이 사려고 하는 경향들을 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정말 '영끌의 영끌'까지도 하게 되며 일단 계약금부터 쏘고 잔금은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일을 저지르는 경우도 많았다. 일종의 중독증처럼 말이다.
오늘은 나의 부동산 중독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나는 오랫동안 시장을 면밀히 매일매일 보고 있었다. 나는 넓게 보는 것보다 마이크로하게 보는 것을 좋아한다.
특정지역을 면밀히 보고 있다가 오르는 것을 확인하고 그럼 옆 도시도 오르겠군 그럼 어디가 가장 투자금이 적게 들고 안 올랐을까를 보고 그곳에 집중투자하게 된다. 그렇게 뻔히 상승이 예상되는 곳이 보이다 보면 투자를 안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사고팔고 하는 투자 스타일이 아니라 계속해서 보유하는 스타일이라 몇 채를 사고 나면 종잣돈이 바닥나기 때문에 더 이상 투자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시장을 보다 보면 저평가 물건이 보이거나 상승이 예상되는 물건이 보이면 돈이 없어도 사야 하는 강박관념이 생기게 된다.
나는 당시에도 돈이 없었다. 하지만 분명히 오를 수밖에 없는 지역의 아파트를 발견하고 매입하기 시작했다. 물론 투자금이 있어서 산 것은 아니었다. 일단 계약금만 쏘고 잔금은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매입을 했다. 계약금을 보내고 나면 그때부터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올라간다. 새벽에 잠이 안아 자연스럽게 미라클 모닝이 되었던 적이 부지기수다.
아내에게 혹시 직장 신용대출 좀 더 할 수 없을까?
처갓집에 돈 없데?
몇 개월만 쓰고 주면 안 될까?
처형에게 물어봐 봐.
마치 마약중독자처럼 돈을 빌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매번 이 고통을 알지만 그렇게 반복된 사고를 치기 시작했다.
정말 그때 내 통장에는 몇 십만 원이 전부였던 적도 많았고 이자 날이 다가오면 매번 초조해질 때도 많았다.
아내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투자만 할 거냐며? 내 평생 이렇게 살다가 죽겠다는 푸념을 매일 했다.
그만 좀 투자하라고,
우리도 평범하게 살자.
꼭 그렇게 해야 해?
이 짓도 8년째야.
언제까지 그럴 건데?
그만 벌어도 되잖아.
이제 즐기면서 살 때도 됐잖아.
당신은 투자 중독증이 있는 것 같아.
병원 한번 가봐야 하는 것 아니야?
하는 이야기까지 했다.
나는 그때마다 조금만 참아줘. 응? 매일 아내를 어르고 달래는 일을 반복했다.
그렇게 나는 1년 동안 아파트 중독자처럼 수도권에 아파트를 10채를 매입했다.
정말 열끌의 영끌도 모자라 처갓집론까지 써가면서...
그때까지 나는 투자에 미쳐 있었다. 우리는 거의 외식도 하지 않았다. 사는 것도 최대한 자재했다. 우리는 백화점에서 옷이나 신발을 거의 사본적이 없었다. 아내도 마찬가지다. 모두 다 나의 아파트 중독증 때문이다.
그렇게 10채를 매입하고 나니 끝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 이상 매입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다가 평생 아파트만 사다가 끝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잠정적인 투자를 멈추기로 했다. 때 마침 정부의 아파트 규제가 강력해졌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아내와 약속한 외제차를 사주기로 약속했었다. 하지만 투자를 계속하면서 그 약속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었고 아내 또한 거의 포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비로소 투자를 멈추고 나니 여유가 생겼고 아내에게 드디어 선물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내에게 BMW GT를 선물했다.
나는 1년 넘게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중독 증세가 많이 사그라들었다. 조금은 편안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시세 조사와 임장을 계속하다 보면서 다시 불끈불끈 주체할 수 없는 중독 증세가 다시 올라온다.
참아야 하는데 자꾸 눈길이 간다.
병이다.
약이라도 먹어야 하나?
이 글을 쓰다 보니 사생결단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그 영화에서 추자현의 마약중독자 연기가 인상 깊었다. 그녀는 마약중독자였었는데 중독 치료를 거의 완치되어 가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찰나에 부엌에 숨겸 둔 마약을 우연히 발견하고 눈빛과 표정이 180도 바뀌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