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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유효기간

by 머쉬


많은 직장인들이 지긋지긋한 회사를 때려치우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 오늘도 꾸역꾸역 일어나 어김없이 오늘도 출근을 한다. 그렇게 하루, 일주일, 한 달을 채우고 25일이 되어 월급을 받는다.

5년 전의 삶이 오늘과 다르지 않고 3년 전의 삶이 오늘과 다르지 않고 내일의 삶이 오늘과 다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다르지 않은 삶도 분명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다. 마냥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이 지긋지긋한 직장인의 삶은 분명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내가 열심히 하든, 그렇지 않든 직장인의 삶은 평생 갈 것 같지만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다.


가끔씩 정년까지 채우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하지만 사기업에서 정년을 채우기는 정말 쉬워 보이지 않는다. 우리 회사에서도 정년을 목표로 후배 팀장의 지시를 받으면서 굽신굽신거리면서 오늘 하루도 열심히 회사에서 일 연기하는 선배들을 많이 보게 된다. 한때는 그들도 큰 포부를 가지고 열심히 하면서 높은 자리까지 올랐었다.

하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자연스럽게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뒷방으로 물러 나서 허드렛일로 하루를 보내면서 매일매일 반복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남일 같지 않다. 나 또한 아직은 그래도 버틸만하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몇 년 만 있으면 50이다. 나도 그 선배들처럼 후배 사원들 눈치 보면서 다닐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근에 신입사원이 들어왔다. 함께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다. 신입사원이라 열정과 젊음의 느껴진다. 그를 보고 있으면 과거에 나의 신입사원 시절이 생각이 난다. 나도 한때 이 회사에 입사해서 꼭 임원을 달아보겠다는 야심 찬 목표가 있었는데 나의 사수였던 선배가 나에게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

열정 좀 가라 안 혀,

쉬엄쉬엄 해 그리고 회사일 말고 앞으로 너 뭐 해 먹고살래?

갓 입사한 신입사원한테 할 이야기인가? 의아했었다.

이제 입사했는데 앞으로 뭐해 먹고 살 거라니?

나는 이 회사에서 정년까지 채울 건데요.

그래?

그럼 네 선배들을 봐봐 50 넘은 회사 선배가 있니?

임원 빼고

응 그러네요...

임원 한번 하지요. 뭐

당차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 선배는 그러면서 나한테 입사해서 축하하는데 이제 나갈 준비 해야지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나를 놀렸다.

그러면서 난데없이 부동산 투자를 권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나는 뭔 소리야. 신입한테 할 소리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 이후 7년이 흐른 후 나는 진짜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


재미있는 것은 과거 내가 선배에게 들었던 말을 지금 신입사원에게 똑같이 말을 하고 있다.

회사일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열정 좀 식히고, 이제 회사 그만두면 뭘 할지 고민해야 한다.

회사 천년만년 다닐 것 같지?

금방이다.

회사 다니면서 준비해야 해.

회사 그만두고 시작하면 늦어.

과거 그 선배가 나한테 했던 말을 똑같이 그 신입사원에게 하고 있었다.(꼰대 부장)



며칠 전 그때 나에게 부동산 투자를 권했던 선배를 우연히 길에서 만났다.

그분은 과거 회사 다닐 때 서울에 한옥을 사서 현재는 외국인 상대로 에어비앤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때는 힘들었지만 현재는 외국인 예약이 6개월 치가 끝났다고 한다.

매달 순수익이 천만 원은 넘는다고 하니 일반 월급쟁이보다 훨씬 여유로우면서 스트레스도 없다고 한다.

그 선배는 회사 다닐 때도 부동산 투자를 열심히 하셨었는데 노년도 역시 멋지게 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월급쟁이는 똑같은 회사 생활을 한다. 직장 선배가 살았던 삶을 똑같이 내가 살아왔고 그리고 나랑 함께 일하는 후배 신입사원이 살아간다.

지금은 무한 반복되는 삶이 평생 갈 것 같지만 언제 가는 그만두어야 한다.

매달 받는 월급의 마약에 취해 즐겁지만 약발이 끊기면 그 고통은 오히려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직장 생활은 분명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다.


당신 한테는 안 올것 같니?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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