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우연히 물고기를 잡는 방법에 대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서울에서 계곡으로 놀러 와서 물고기를 잡기 위해 4~5명 서울 청년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 사람이 족대를 가지고 잡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고기를 몰고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수십 번을 했는데도 물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즐거운 표정들은 금세 피로감이 쌓여 지쳐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 계곡에는 물고기가 없다고 서로 투덜대면서 실망스러운 얼굴로 물고기 잡는 것을 포기하고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한편 옆에서 현지인으로 보이는 할아버지 두 분이 작은 소쿠리를 가지고 물고기를 잡고 있었는데 채 30분도 되지 않아서 양동이 반 정도를 물고기로 채우셨다. 그 광경을 멀리서 보고 있던 서울 청년들은 그 할아버지에게 어떻게 물고기를 잘 잡을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물이 많은 곳에서는 절대 잡을 수가 없어 목이 좁거나 물살이 약한 곳, 그리고 풀이 많이 있는 곳에서 살살 몰면 작은 바구니로도 쉽게 잡을 수 있어. 아까 젊은이들 보니까 넓은 천에서 물이 많은 곳에서 우르르 모여서 한꺼번에 첨벙대면서 하던데 그렇게는 절대로 못 잡아.
물고기가 자네들을 잡겠네.
허허하면서 너털웃음을 지으신다.
그리고 잡은 물고기 반을 그 젊은이들에게 건네시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신다.
이 도시 젊은이들을 보면서 내가 초보 시절에 부동산 투자를 했을 때가 생각이 났다. 부동산 투자로 돈을 너무나 벌고 싶었다. 매일 같이 경매 물건들을 찾으면서 새로운 물건이 뭐가 없을까 돈 되는 것이 없을까? 매일 물건들을 보면서 입맛만 다시면서 서울도 모자라, 경기도, 지방까지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매일 임장하고 공부를 해서 뿌듯함은 있었는데 막상 손에 들어오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열심히 물건 찾고 임장하고 입찰해도 매번 패찰이었다.
그렇게 1년 동안 한 건도 낙찰을 받지 못했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이 좋아하는 아파트, 토지, 상가 소액 투자 가능한 물건들에만 입찰을 하다 보니 비슷한 처지에 있는 초보투자자들이 같은 물건에 입찰을 했고 경쟁률은 항상 높았다.
당연히 패찰의 연속이었다. 그 도시 청년들이 물고기 잡는 것처럼...
나는 그래서 수많은 물건들 중에 물건 보는 것들을 좁히기 시작했다.
초보 시절에는 토지, 상가, 아파트 빌라, 특수물건 등의 모든 물건을 검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파트와 빌라로 좁혔다. 그리고 신건부터 모든 물건을 검색했던 습관을 신건 위주로만 검색했다. 그리고는 최종 빌라만 검색하게 되었다. 모든 것을 다 투자할 것 같은 마음을 내려놓고 빌라만 집중적으로 보기 시작했고 그렇게 시작한 지 몇 개월이 지나서 낙찰을 받기 시작했다. 패찰이 되더라고 항상 2~3등으로 거의 낙찰가와 근접해질 수 있었다.
지역도 전국 물건을 다 검색하던 것에서 벗어나 특정지역만 선택하고 수시로 체크하는 방식으로 패턴을 바꾸니까 그 지역에 대한 시세를 디테일하게 알 수 있었고 수시로 임장을 가다 보니 부동산 사장님과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급매 추천이 많아지게 되면서 오히려 경매보다 급매로 사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경매에서 일반 매매로 자연스럽게 투자 패턴도 바뀌게 되었다.
물고기를 잘 잡는 그 할아버지는 그 넓은 계곡을 다 뒤지지는 않는다. 물고기가 있을 법한 몇 군데 포인트만 가서 확인하고 쉽게 쉽게 물고기를 잡는다. 하지만 초보 도시 청년들은 물속에 물고기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무턱대고 뛰어들어 힘만 빼다가 결국 포기하는 것처럼
물고기를 잡는 것과 부동산 투자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동산 투자도 세분화해야 수익을 만들 수 있다.
지역을 세분화하고 종목을 세분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아직도 모든 부동산 종목을 찝쩍대고 있다면
당신은 아마도 그 도시 청년처럼 그저 의욕만 앞서는
물고기를 처음 잡는 초보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