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함보다는 아둔함.

by 머쉬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경쟁의식이 강하고 외부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성장해왔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철저하게 등수주의에 길들여왔고 그 안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옆 친구를 제치고 이기는 것을 부모님은 원했고 나 또한 그것을 굉장한 프라이드로 여겨져 길들여 왔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무리에서 제일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어릴 때부터 길들여져 왔고 그 습관은 대학교 때도 마찬가지이며 회사에 입사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한 무리 안에서 철저하게 같은 방향을 보면서 1등을 향해 달려왔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고 행동도 비슷하다. 그 안에서 서로 누가 더 잘나냐만을 가지고 죽을 때까지 옆 사람과 경쟁하면서 살아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옆을 볼 여유가 없다. 미래의 내 모습을 볼 여유가 없다. 오늘 당장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리고 옆 동료보다 높은 인사고과와 인센티브를 받아야 한다는 것에 길들여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직장인이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우리는 직장인의 결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애써 그 직장인의 결말을 외면하려고 한다. 아니 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오늘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에만 집중할 뿐이다. 그렇게 집중해서 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그리고 일 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된다.


그렇게 직장인의 삶이 미래의 퇴직을 뒤로 한 채 오늘 하루만 집중해서 최선을 다해 살게 되는 것이다.


오늘은 정말 일을 열심히 하는 똑똑한 후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 친구는 일류 대학교를 수석을 졸업을 했다. 회사에서도 인정받는 친구이다. 그러던 친구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부동산이 급상승하는 것을 보고 회사일을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한 공허함을 느껴 부동산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자문까지 하면서 열심히 배우려고 했던 친구이다. 하지만 몇 번 시도해 보고 본인은 이 길이 아니라는 것을 판단해 투자를 포기하고 회사일만 열심히 하는 친구이다.

어느 날 그 친구가 술 한잔하자고 해서 함께 삼겹살에 소주를 한잔하게 되었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술이 몇 잔 돌자 나에게 질문을 했다.

형 요즘 부동산이 너무 빠지는데

형은 괜찮아요?

응 나야 뭐 조금 빠졌지만

어차피 당장 팔 것도 아닌데 뭐?

괜찮아.

솔직히 작년까지 형보면서 부동산 투자를 할까도 생각했는데 올해 보니까 안 하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하는데 ...

쩝... 잘 모르겠다.

왜?


형 요즘 부동산이 장난 아니잖아. 거의 고금리로 인해 폭락장으로 영끌한 내 친구도 진짜 죽을라고 하고

나도 실거주택을 영끌해서 샀는데 다행히 고정 금리라 나쁘지는 않지만 다른 애들은 정말 힘들어하던데.

그래서 나는 한편으로 안 하길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돼

그래 잘했어.

너는 회사일이나 열심히 해라. 평생. 언제까지 할 줄은 모르겠지만.

뭘 또 그렇게 말해요.

나도 하고 싶지 하지만 내 채질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

내가 부동산 투자를 해봤어야지 말이지.

솔직히 회사일이 더 편해. 하던 거니까.

형 그 이야기 들었어?

00형 회사 그만둔 거?

응... 들었어.

그 형 잘 나갔잖아.

회사에서도 키워주려고 해외 연수까지 보냈잖아.

그런데 회사 그만두는 것 보면서 나도 생각이 많아. 이제 내 나이도 40 중반이고 미친 듯이 회사에 충성하면서 달려왔는데 요즘 답답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

회사일을 안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회사일 외에 다른 것은 해본 것도 없고

그렇다고 형처럼 내가 부동산 투자를 이 늦은 나이에 시작할 수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이 많아.


형 솔직히 부동산 투자 지금 해도 될까?

계속 떨어진다고 하는데 시기가 안 좋은 거 아니야?

상승장일 때 시작해야 하는데 지금 시작하면 형처럼 5~6년 계속 떨어지는 시기에 시작해서 고생만 하다 끝나는 것 아니야?

뭘 그렇게 고민해 너는 회사일이나 열심히 해마.

부동산 쳐다보지도 말고.

술이나 먹어

형 그러지 말고 좀 솔직히 이야기해줘.

지금 이런 침체기 부동산 투자

시작해도 될까?

나는 소주를 한 잔 들이켜고 해줄 말은 너무 많았지만 단도 직입적으로 이야기했다.

너 부동산 투자 시작하면 솔직히 앞으로 3~4년은 힘들어질 수도 있어.

고생은 고생대로 할 거야. 쉽지 않아. 상승장이면 오르는 재미라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닐 수 있어

매수한 것보다 더 떨어질 수 있어. 직장 생활 행복 끝 고생 시작 일 수 있어.

하지 마.(나는 작년에도 상승장에도 나에게 물어봤던 기억이 나서 하지 말라는 부정적인 말만 계속해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래도 뭐가 그리 확인하고 싶은지 계속해서 물어보았다.

형 진짜 하지 마?

그래도 버티면 되는 거 아닐까?

5~6년. 형처럼 말이야.

버티면 되지 하지만 버티기가

쉽지 않을 거야.

니가 산 것보다 더 떨어지게 되면 웬만한 사람들은 더 버티지 못하고 손절매할 걸 아마도.

그러면 다시는 부동산 쳐다보지 않게 될 거야.

너는 부동산 투자하기에

너무 똑똑해서 잘 못할 것 같아.

회사일이나 열심히 해. 하던 거나.

하고 차갑게 이야기하고 우리는 화제를 바꾸어서 이야기를 하고 집에 돌아왔다.

이 친구는 누구보다 회사일을 열심히 하는 친구지만 40 중반의 나이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딱히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는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고 나에게서 희망찬 이야기를 듣고 격려를 받고 싶어 했지만 나는 오히려 달콤한 사탕발림 이야기보다는 냉소적인 이야기로 이 친구에게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오랫동안 투자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부동산 투자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똑똑한 사람보다 약간 둔한 사람이

잘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머리를 믿지 않고 무식하게 시간에 투자를 한다. 반면에 똑똑한 사람들은 시간보다는 자신의 머리를 믿는 구석이 강하다. 그리고 효율을 강조하고 시기를 항상 저울질을 하다가 끝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부동산 투자를 오래 하면서 느끼는 것은 외부 환경에 민감한 똑똑함보다는 외부 환경에 무덤덤함이 투자자에게 더 필요한 자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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