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하락기에 시작하는 사람은 투자 환경이 안 좋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지만 먼저 리스크를 체감하면서 시작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크게 망하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과감성은 떨어질 수 있고 소극적으로 접근하기에 크게 벌수 없다는 한계는 있다.
하지만 힘든 시기를 버텼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오래 투자를 이어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기나긴 하락기에 시작한 사람은 미래를 부정적인 관점으로 보기 때문에 상승기 초기에 과감히 투자를 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
그래서 오늘은 먼저 상승기에 시작한 지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 친구는 IT 회사에 다니고 있다. 그는 항상 열정이 넘치는 친구이다. 무엇보다 회사를 너무 사랑한다. 밤늦게까지 야근하는 것을 즐길 정로 일 밖에 모르는 친구였다. 그러던 중 지인이 부동산 투자로 부자가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타가 온다.
그래서 본인도 안되겠다 싶어 부동산 투자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과감하게 투자를 했고 사자마자 2~3억이 상승하게 된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이 친구는 더 투자할 곳을 찼다가 투자금이 적게 들어가는 물건을 수도권에 발견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전세가가 높은 지역이어서 투자금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출을 일으켜 3채를 매입하게 된다. 사자마자 1~2억씩 상승한다.
이 친구는 자신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한다. 그리고 수도권보다는 지방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신규 분양 아파트 분양권을 피를 조금 더 주고 다수를 매입하게 된다.
부동산 상승기에 맞추어 투자한 종목마다 상승을 하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성공적인 투자를 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부동산 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급격히 식으면서 발생한다.
계속해서 매매가와 전세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예측치는 빗나갔고 매매가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차피 팔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변수는 전세가 하락이다.
전세 만기가 도래하면서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어야 하는 전세 상환금이 한 채당 1.5억 이상이 되었다.
이런 물건이 몇 채가 되니 당장 필요한 돈이 4~5억이 있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방 아파트 분양권이 마이너스 피로 전환되었다. 문제는 전세가가 처음 매수할 때 예상치보다 훨씬 많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매수할 때는 전세가 받쳐주니까 입주할 때는 매매가보다 상회할 것이라고 예측했었는데 고금리로 인해 전세 기피 현상이 일어나고 월세만 찾게 되는 것이었다.
결국 잔금을 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대출도 어렵고 설사 대출을 일으킨다고 해도 고금리의 대출이라 월세 세팅을 해도 손해를 보는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이었다.
이 친구는 상승기에 시작해 처음부터 좋은 수익을 실현해 자신감이 충만했지만
현재는 진퇴양난의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자칫하다가 경매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나는 그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과거 14년 전에 열정적으로 투자를 했던 투자 동기가 생각이 난다.
그 친구도 상승기에 시작을 해서 엄청나게 돈을 벌었다고 생각을 했지만 리먼 사태가 터지면서 채 3년을 버티지 못하고 투자한 물건을 오롯이 경매로 넘겨야 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는 부동산 투자의 세계에 발을 디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상승기에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초심자의 성공이 얼마나 독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 보는 좋은 사례인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부동산 투자에 있어 시기는 없다.
다만 상승기는 상승기 나름 하이 리스크가 있고 하락기에는 그 힘든 시기를 견뎌야 하는 인내력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