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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Apr 04. 2023

상가의 '늪'

직장인의 평생 로망은 무엇일까?

대부분이 일하지 않아도 따박따박 돈이 나오는 상가나 월세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직장 다니면서 여러 가지 비용이 나가는 상황에 상가투자를 하기에는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다.


그래서 많은 직장인들이 돈과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퇴직 이후로 계획을 미룬다.

그런데 막상 60이 다 된 나이에 평생 모은 퇴직금으로 상가투자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무것도 공부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마트에서 물건 사듯이 길거리 찌라시 아줌마들에 이끌려 상가 분양사무소에 들렀다가 덜컥 상가를 계약하는 사례들을 심심치 않게 보기 때문이다.

상가투자는 일반 주거 부동산 투자와 다르게 굉장히 리스크가 많다.


솔직히 '따박따박 월세'에 대한 로망으로 접근했다가 개미지옥의 구렁텅이에 빠져 헤어 나오지 않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상가는 그만큼 달콤해 보이지만 달콤함을 가장한 어마 무시한 독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상가 투자는 충분히 주변 임대가 시세 등을 철저하게 공부를 해야 한다.

설사 그렇게 했다고 해도 실패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다.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오랫동안 안정적인 상권이었던 지역도 장사가 안돼서 임차인들이 권리금도 포기하고 나가는 경우도 많이 생겼다.

그리고 최근에는 배달문화가 발전하다 보니까 오프라인 공간을 직접 방문하지 않는 경우도 늘었다.

그만큼 상가 자체의 인기가 식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임대가가 높았어도 앞으로 더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이웃님들은 아시겠지만 상가는 임대료에 준해서 매매가가 형성되게 된다.

철저하게 수익률로 접근해야지 시세차익을 노리고 접근하는 물건이 아니다.

가끔씩 이런 것들을 착각하는 초보자들이 무턱대고 입지가 좋고 건물이 새거라고 생각해서 주택 사듯이 비싸게 매입하고 공실이 된 상태로 몇 년을 속앓이 하는 경우를 종종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지인 중에 한 명이 상가 투자를 한 사례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 지인은 작년에 은퇴를 했다.

퇴직을 앞두고 월급이 끊긴다는 두려움에 월세가 나오는 부동산을 알아보시다가 우연히 상가 분양 간판을 보고 분양사무실을 들어갔다.

분양 딜러의 이야기를 한참을 듣는다.

자기들이 분양하는 상가는 이미 임차인이 세팅이 끝났다.

수익률이 확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계약서를 보여준다.

5.5%로 수익률 확정이고 대출도 70%가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분양 계약을 하게 되면 임차인과 계약한 계약금 5천만 원도 돌려받는다는 조건이다.

물건의 브리핑을 듣고 나서 임차인을 새로 맞출 필요 없다고 하니 공실 걱정은 없다고 판단해서 상가 분양 계약을 하게 된다.

그리고 1년이 흘러 잔금을 치고 한 달이 지났다.

그런데 임차인에게 연락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전화를 한다.

여보세요

임대인인데요. 입주 안 하시나요?

인테리어는 언제 하시지요?

장사를 하려고 했는데, 요즘 경기도 좋지 않고 인테리어 비용도 비싸고 해서 입주를 못할 것 같아요.

그럼 계약을 포기하신다는 건가요?

네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럼 계약금도 돌려받지 못한다는 것 알고 계시지요.

네 어쩔 수 없어요.

괜히 인테리어 비용까지 나가는 것보다는 계약금 포기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요.

아깝지 않은세요?

어쩔 수 없지요. 뭐

계약금 5천만 원 포기하는 것에 전혀 아까워하지 않고 전화를 끊는다.


그 선배는 5천만 원을 벌었다는 생각으로 다른 임차인을 구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분양사무소에 전화를 건다.

분양사무소에서 소개한 그분이 계약 포기를 했는데 다른 분을 구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저희는 초기 임차인만 세팅합니다. 취소가 되면 분양 당사자가 부동산에 물건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 선배는 그럼 부동산에 내놓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그래도 5천만 원을 벌었다는 생각에 부동산으로 향한다.

사장님 상가 임차인 구하려고요.

얼마예요?

5천에 380만 원이요

네?

그 가격에 절대 안 나가요?

저 분양사무소에서 원래 그렇게 계약했었는데요

계약한 임차인이 취소하는 바람에 부동산 가면 그 시세에 할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요.

아이고 분양하는 사람들 수법에 속으신 것 같은데요.

그 사람들 분양 수법이에요

취소된 계약금 가지시라고 하지요?

그 비용은 이미 분양가에 포함되어 있어요?

얼마에 받으셨어요?


9억이 조금 안돼요.

그럴 거예요.

지금 임대 수익률로 하면 잘 받아야 5억도 안 할 것 같은데요.

네?

주변을 둘러보세요. 다 빈 상가잖아요.

요즘 아무도 안 들어오려고 해요.

그럼 얼마에 나갈까요?

글쎄요

2천에 150만 원도 나갈지 모르겠어요

그 정도 수익률이면 잘 받아도 5억 일 거예요

설마요?

이 선배는 9억에 사서 시세가 한순간에 반 토막이 났다.

임차인이 이미 세팅되었다는 바지 임차인에 속았다.

안정적인 따박따박 월세를 기대하고 접근했었는데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에 빠져 버린 것이다.

평생 모은 퇴직금을 한순간에 날려 버린 것이다.


상가 투자는 절대로 분양 상가를 받으면 안 된다.(특히나 초보자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웬만하면 상가는 경매로 접근하자.(제일 저렴하게 접근 가능하다)

경매가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상가가 분양되고 4~5년이 지난 후에 투자해라.

(그때가 실제 임차인 월세가 세팅이 되고 그에 따른 시세도 적정하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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