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들어와 매일 같이 야근을 하면서 친해진 회사 친구들이 있다.
어렵게 들어온 회사라 그런지 그런 친구들이 대단해 보였다.
다들 내노라 하는 대학 간판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들 학점이 엄청나다.
대부분 수석으로 졸업을 했다.
아니면 차석이거나 그만큼 쉽게 들어올 수 없는 회사였다.
그런 면에서 나름대로 나도 프라이드도 강했고 그런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았다.
매일 퇴근 후 그들과 어울렸다.
퇴근 후 바로 PC방으로 갔다. 그리고 그들과 스타크래프트를 했다.
그리고 내기 게임을 하고 술을 먹으러 갔다.
그렇게 1차, 2차, 3차, 새벽까지 매일같이 술을 마셨다.
그런 삶이 진정한 회사 생활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즐거웠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 정리해고 바람이 불고 그 잘나가 보이던 선배들이 하루아침에 집에 가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더 이상 회사가 나의 미래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다.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한일은 웬만한 술자리를 끊었다.
그리고 회사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최대한 자제했다.
그러자 회사 친구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내가 회사를 그만둔다는 소문이 퍼졌다.
내가 다른 회사를 알아보고 있다.
나는 그런 괴소문이 돌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동기들 중에 제일 인정받고 있는 친구하고 회식이 끝난 후 단둘이 술을 한잔하는 시간이 있었다.
우리는 서로 술 한 잔을 들이켰다.
그리고 그 친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너 그거 알아?
친구 중에 00이 우리보다 연봉이 천만 원 더 많이 받는 거 알아?
그 친구는 상사들한테 인정받아서 엄청 잘나가.
그리고 술을 한 잔 들이켠다.
나도 이번에 핵심인재 사인했다.
2년 동안 인센티브를 받을 거야.
오 그래? 축하한다.
나는 그 친구에게 말했다.
그 친구는 정색을 하면서
넌 요즘 소문 돌던데 회사 그만둔다며?
아니. 내가 왜?
너 술도 안 먹고, 야근도 웬만하면 안 하고, 그런다면서?
응 그렇긴 하지.
너 부동산 투자한다며?
응 그냥, 머... 짬짬이..
야 무슨 부동산이야?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지금 부동산 폭락하는 거 몰라?
안돼!, 그냥 회사일이나 열심히 해
00이 친구처럼 연봉 천만 원 차이면 엄청난 거야..
열심히 해도 될까 말까 하는데.
이 친구는 마치 회사 상사처럼 나를 혼내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진심으로 나를 위하는 건지 아니면 본인이 잘나가는 것을 으시댈려고 하는 건지 잘 구분이 안될 정도로....
원래 이 친구는 조금 오지랖이 있긴 했지만 그렇게 말을 하니까 약간 빈정이 상했다.
어... 그래 내가 알아서 할게, 네 일이나 잘해 마
하고 술 몇 잔을 들이켜고 헤어졌던 기억이 난다.
이 친구는 회사에서 특유의 친화력으로 선배들에게 이쁨을 많이 받았고 잘 나갔다.
나는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면서 그 좋아하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술 먹는 것을 끊었다.
절대적으로 나의 투자 공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죽도 밥도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거의 회사, 집만 왔다 갔다 할 정도로...
외로운 나날이었다.
퇴근 후 물건 검색, 주말엔 홀로 임장.. 그리고 연차를 내서 입찰...
그렇게 몇 년이 흘렀다.
부동산 폭등장이 왔다. 회사에 내가 투자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때 친하게 술 먹었던 친구로부터 커피를 한잔하자는 메시지가 왔다.
우리는 회사 카페테리아에서 만났다.
그러면서 조급하게 너 어디에 투자했냐?
어떻게 그렇게 투자를 해서 성공한 거야?
나도 좀 가르쳐 줘? 우리 친구 좋다는 것이 뭐야.
아~ 그때 너랑 술 먹을 때 회사 집중하는 것보다 투자를 했었어야 하는데
왜 그때는 몰랐지?
왜 그때 안 가르쳐 줬어?
응?
난 그때 너에게 말했잖아.
회사에 대한 목표는 없다고 솔직히 회사 진급하고 인정받는 것이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고
하지만 당시에 너는 나보다 잘 나갔기 때문에 오히려 네가 나를 설득하려고 했잖아.
회사에 더 올인하라고.
내가 그랬다고? 정말?
그 친구와 그렇게 헤어진 이후 이 친구는 뒤늦게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시작한다.
그리고 재개발이 예상된다고 판단돼서 급하게 고가에 신축 빌라를 매입했다.
그래서 나도 그 지역을 알아보았다. 재개발 소문이 돌면서 건축업자들이 계속해서 신축을 지어서 투자자들에게 판매를 하고 있는 지역이다. 즉 신축이 계속해서 지어지고 있다는 것은 노후도 충족이 안되기 때문에 재개발 요건이 안된다. 때문에 호재로만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 친구는 그렇게 뒤늦게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었지만 섣부른 투자로 엄청난 돈이 묶이게 된다.
돈이 묶인 상황에서 더 이상 투자를 할 수 없었고 결국 부동산 투자를 포기한다.
결국 다시 회사에 올인한다.
한때 잘 나갔기 때문에 그 프라이드가 컸었다. 그러다 보니 욕심이 높았고 높은 욕심만큼 의욕이 앞섰다.
그 의욕은 자연스럽게 같이 일하는 후배 사원들에게 스트레스로 돌아갔다.
그리고 후배 사원들로부터 그 친구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본사에 조사가 나왔고 그 친구는 회사를 갑자기 그만두게 되었다.
사실 서두에 이야기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부동산 투자는 외롭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특히나 직장을 다니면서 하려면 절대적인 나의 투자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 위해서는 퇴근 후에 술자리를 최대한 갖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퇴근 후 물건도 검색이 가능하고 임장도 가능하다. 물론 저녁을 잘 보내야 새벽에 책도 읽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만큼 투자를 한다는 것은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어 있다.
때로는 회사에서 '왕따'로 불릴 수 있다.
잘나가는 친구들과 비교하다 보면 내가 뭐 하는 것이야?
스스로 자괴감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투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시간을 견뎌야 한다.
위의 친구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는 이유는 잘 나든 못 나든 어차피 회사는 그만두는 날이 온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과 비교하지 말라, 그리고 서두르지 말라 진정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외로움을 즐겨라!" 회사를 다니면서 묵묵히 투자를 바라는 마음에서 '회사 친구'의 사례를 올려 본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