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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판에서 '승자'

by 머쉬


오랫동안 이 시장에 오래 있으면 느끼는 것은

부동산 투자를 한다는 것은 어쩌면 도박에 가까울 수 있다.


불투명한 미래 변수에 내 돈을 걸고 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돈 놓고 돈 먹기를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투자판에 뛰어드는 모든 사람들은 본인은 반드시 돈을 벌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뛰어든다.

만약에 돈을 잃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아예 이 판에 들어오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 것이라는 확신으로 뛰어들지만 막상 돈을 번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극명하게 나누어진다. 그렇다면 돈을 잃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이고 번 사람들은 누구일까?

오랫동안 이 시장에 존버로 남아 있는 필자로서 느끼는 것은 승자는 미래를 속단하지 않고 항상 변수가 생길 수 있음을 인지하고 대응하는 사람이고 패자는 미래를 확신하고 속단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흔히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아닐까?

사자성어로 새옹지마가 그에 적합한 표현이지 않을까?

즉 현재의 불행이 미래에 행운이 될 수도 있고 현재의 행운이 미래에 불행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너무 좋아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항상 평정심을 갖는 것이 투자판에서 승자가 되는 것일 것이다.

부동산이 급등한다고 더 오르기 전에 빨리 사야 된다는 조바심과 지금처럼 부동산이 하락한다고 빨리 팔아야 하는 마음이 결국 패자의 전형적인 투자판에 패자의 모습이라고 생각이 든다.


과거 나 또한 이런 패자의 마인드로 부동산 투자를 했다. 즉 조급한 투자를 했다.

빨리 경매로 낙찰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빨리 팔아서 단기간에 수익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높았다. 매일 밤 물건 검색하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좋은 물건을 검색하기 위해 때론 밤새우면서 물건을 찾는 정도 많았다. 그때는 열심히 하는 나 자신을 자랑스러워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지나고 나서 느끼는 것은 그 열심히라고 하는 것도 결국 성급하게 성과를 만들겠다는 조급함에서 나온 것 밖에 되지 않다고 느끼게 된다.


2~3년 전 부동산이 급등할 때는 나의 자산이 매년 20~30억씩 오를 때가 있었다. 나는 나 자신을 굉장히 뿌듯해했다. 내가 정말 투자를 잘하는 사람이구나 스스로를 대견해 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나를 칭찬해 주는 것에 우쭐해했었다. 그리고 그런 최면에 취해 나도 이제부터 진정한 부자로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사치를 부린 적도 있었다.

"나는 뭘 해도 되는구나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런 환각은 금세 사라졌다. 부동산 침체기가 오면서 나의 자산은 쪼그라들었다. 설상가상으로 고금리에 이자는 늘어났고 역전세도 몇 건 생기면서 나의 재정상태는 안 좋아졌다.

환각 이후는 당연히 금단현상이 오게 된다. 쾌락이 크면 그에 따른 고통은 더 큰 법이다.

신은 어떤 사람을 벌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게 본인의 그릇보다 훨씬 크고 넘치는 부와 재산을 준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은 갑자기 불어난 자산에 대해 자신감이 넘쳐 자만감으로 되고 교만해진다고 한다.

결국 주변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고 결국 사람들이 떠나고 혼자 남게 되어 비참한 생을 마감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 한 것보다 즉 나의 그릇보다 큰 자산이 갑자기 생기게 되면 그 그릇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그 그릇은 깨지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이토 히토리님이 이야기하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나의 그릇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라고 하는 말이 생각이 난다.

그 그릇을 키운다는 것은 결국 아주 최악의 경우, 그리고 최고의 행운이 찾아왔을 때 내가 그것을 충분히 포용하고 감내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그것은 서두에 언급했듯이 '새옹지마'의 마음으로 항상 평정심을 갖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자산이 하루아침에 몇 십억씩 하락했어도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르려고 이렇게 떨어지는 것이야?

아니면 몇 십억씩 상승하게 되면 나에게 어떤 불행을 주시려고 그렇는 걸까 더 조심히 투자를 해야겠구나?

앞으로 닥칠 악재를 살피는 것이다.

투자를 잘한다는 것은 결국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악재를 악재로만 보지 않는 것

호재를 호재로만 보지 않는 것

항상 변수가 생길 수 있음을 인지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몇 년 전에 역세권에 지하 주차장이 없는 아파트를 투자를 했었다. 아파트도 오래되었고 지하주차장도 없었고 살기에는 주변 아파트에 비해 불편했지만 나는 초역세권이라는 것만 보고 투자를 했다.

당시에 내가 투자한 아파트 시세는 3억에 매입을 했다. 그리고 전세를 2.7으로 3천만 원을 가지고 투자를 했었다.

매입하고 3년 동안 시세가 꿈쩍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잘 못 투자했했구나. 다른 아파트를 샀어야 했나 이런 후회가 들었었다. 하지만 4년 차가 되면서 갑자기 시세가 오르기 시작했다. 역시 나는 내가 제대로 투자를 했어하며 나름 나의 선택이 나쁘지 않음을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주변에 리모델링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주변 단지가 내가 투자한 아파트보다 1~2억씩 더 상승을 하게 된다. 이런 내가 왜 리모델링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다시 후회를 하게 된다. 문재인 정권에서는 재건축을 누르고 있으니 모든 아파트 단지가 리모델으로 붐이 일기 시작한다.

리모델링 아파트를 보고 투자를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들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었다. 재건축 규제가 대대적으로 풀린다. 그 전 정부에서 규제로 인해 리모델링으로 추진했던 단지들이 대거 취소를 하고 용적률 상향 혜택이 있는 재건축으로 전환한다.

내가 투자한 아파트가 시에서 제일 먼저 재건축 단지에 선정이 된다.

지하주차장이 없고 녹물이 나오고 조립식 구조라 재건축 1순위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갑자기 매매가가 급등하게 된다.


투자는 이처럼 항상 변수가 많다.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것이 나쁜 것이 아님을 기억하길 바란다.

최악이라고 최악을 생각하지 말며, 최고라고 자만하지 않는 자세가 결국 이 투자판에서 살아남는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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