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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 대신 닭

by 머쉬


오늘은 과거 투자했던 물건 중에 세입자가 애를 태웠던 임차인이 이 드디어 나가는 날이어서 이 투자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시간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소에 유심히 지켜보던 수도권 지역이 있었다.

이 지역은 수도권에서 굉장히 큰 인구수를 가지고 있는 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10년 동안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오르지 않았었다.(특정 지역이라 함은 신축이 있는 신도시들은 급격히 오르고 있었지만 구도심 즉 구축 아파트들은 오를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이 구도심도 조만간 분위기가 좋아질 것을 과거 투자 사례를 통해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역세권 중심으로 소형 아파트를 매입을 하였다. 당시에 거의 1~2천만 원으로 투자를 했던 기억이 난다.(취등록세 제외)

그렇게 세팅을 한 후 주변 아파트 임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번화가 중심에 말도 안 되는 오래된 아파트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런 데서 어떻게 살지 할 정도로 낡아 있었고 저층 아파트였다.

순간 나는 이거 돈 좀 되겠는데 그런데 전세가가 턱없이 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바로 시세를 알아보았다.


역시나 재건축 진행이 마무리 단계에서 이주를 준비하고 있었고 이미 이 낡은 아파트들은 미래의 새 아파트가 될 시세가 60프로 정도 반영되어 있었다.

그래도 지금 들어가도 나중에 입주할 때는 먹을 게 있겠는데 그렇게 생각을 했다.

문제는 예상대로 전세가가 형편없이 좋지 않았다. 실투자금이 4~5억 정도 들어가야 하는 물건이었다.

나는 그럼 그렇지. 입지는 진짜 좋다. 새 아파트가 들어오면 바로 이 도시에서 대장주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주변 아파트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바로 대로변 맞은편 구축 아파트에 눈길이 갔다.

시세를 알아보았다. 매매가 턱없이 쌌다.

상대적으로 전세가는 높았다.

이거 뭐지? 갑자기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동산으로 들어갔다.

사장님, 여기 아파트 연식이 어떻게 돼요?

89년식이요

네?

맞은편과 동일하네요

네 동일한데 거기 재건축 아파트는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상대적으로 건물 노화가 급격하게 왔다는 것이다.

덕분에 재건축이 빨리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음 관리도 중요하구나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재건축 통과가 쉬워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울을 보면 재건축 통과가 까다롭기 때문에 일부러 관리를 소홀히 한다고 하는데 그래야 보기에 흉물스럽게 보이고 시급히 안전진단을 통과시켜준다는 말이 일리 있어 보였다.

사장님 왈 내년 정도 이주를 시작한다고 한다.

그럼 여기 아파트는 어때요?

글쎄 아직 뭐 진행되는 것은 없어.

봐봐 튼튼해 보이잖아.

그럼 전세가는 어때요?

여기는 상대적으로 전세가가 높아. 바로 옆에 공원과 학교가 옆에 있어서 나름 나쁘지 않아 보였다.

시세는 10년 동안 안 오른 가격이었다.


내년에 만약 재건축으로 이주를 시작하면 이 아파트도 전세가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 투자금도 회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 매물을 물어보았다.

요즘 투자자들이 들어와서 매물이 거의 없어 저층 빼고 그리고 매매가도 2천만 원 정도 올랐어

그래서 그럼 현재 매물 나와있는 것은 얼마예요?

2억 2천 줘야 해?

전세가는요?

1.7천

그럼 5천만 원이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겠는데 생각을 한다.

하지만 워낙 입지가 좋고 연식이 오래돼서 지금 당장은 조용하더라도 조만간 길 건너 아파트가 이주를 시작하면 이 아파트도 뭔가 바람이 불겠는데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못 사는 것은 아쉽지만 지인들에게 추천을 해주었다.

하지만 지인들은 임장을 와보고 매수를 하지 않았다.


나는 계속 임장만 하면서 더 싸게 나온 물건이 없는지를 수시로 부동산 사장님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몇 주가 지난 후에 사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급매가 나왔다는 것이다.

얼마인데요?

2억

오호 좋은데요. 전세는요?

그게 말이야.

현재 세입자가 있는데 집을 안 보여줘서 집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주인하고 계속 싸우고 있어 골치가 아파서 매도하려고 싸게 나왔다는 것이다.

그래요? 나는 갑자기 구미가 당겼다. 이런 사연 있는 물건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전세 만기는 언제예요?

1년 후야

전세가는요? 1.4억 그럼 실투 그미 6천이 들어가야 하는데?

어떡하지 고민을 했다.

너무 사고 싶었지만 현재 내 수중에 6천이 없었다.


나는 고민고민을 했다. 그리고 대출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마침 직장인 신용대출이 가능했다. 그리고 나는 계약을 하게 된다.

계약을 하고 세입자에게 새 주인으로 집을 보려고 한다고 하니 여러 가지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안 보여준다.

나는 굳이 집을 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 1년 후 내보내고 전세금 상승하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1년이 지나 세입자 만기가 도래한다.

그리고 이사 요청을 했으나 법인 물건이라는 이유로 이사를 거부한다. 여러 가지 알아보았지만 어쩔 수 없이 5% 상향으로 계약을 하게 된다.


역시 부동산 투자는 절대로 내 의도대로 되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부동산에서 관리사무소에서 연락이 온다.

리모델링을 추진한다는 동의서를 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몇 달 후 시공사가 선정된다.

갑자기 2억에 매입했던 시세가 3억을 넘어 4억을 넘어간다. 그리고 5억 정도에 거래가 진행되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재개발 호재를 보고 벌 때처럼 달려드는 것이었다.

워낙 입지가 좋기 때문이다.

역시 내 예상은 맞았어.


그런데 이런 좋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부동산 침체기가 도래한다.

그리고 호재가 언제 있었냐는 듯 시세가 갑자기 꺾이게 된다.

현재 가격은 상한가에 50% 정도 내려간 상태이다.

3억 초 중반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리모델링 안전진단이 통과되었다.

리모델링이 그저 바람이려니 생각을 했었는데 진행이 일사천리로 빨리 진행되고 있다.

그렇게 투자한지 4년이 되었고 오늘 임차인이 나간다.

처음 시작은 호기롭게 접근했지만 벌써 4년이 되었다.

쉽게 투자금을 뺄 것처럼 생각했지만 예상과 다르게 오랫동안 투자금이 과하게 오래 묶였다.

또한 리모델링을 전혀 생각 안 했지만 리모델링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 투자는 정말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세입자가 나가면 이제 인테리어를 해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투자는 내가 생각한 것처럼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차후에 인테리어 와료 후 내부를 공개해 보겠다.



머쉿게 살고 싶은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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