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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Nov 21. 2023

나이의 속도

연말이 다가오다 보니 회사는 여느 해처럼 인사이동으로 인해 직장인 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뜨겁다.

누가 승진한데, 누가 해외로 간대, 누가 내려온데, 누가 회사를 그만둔데....

만나는 사람마다

뭐 소식 들은 거 없어?? 

이런 저런 이야기로 커피 마시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러던 중 우리 층에 한 선배가 정년퇴직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나는 벌써 나이가 그렇게 되셨나? 몇 년 남으신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는데 벌써?

시간 참 빨리 간다.

내가 신입사원으로 들어왔을 때 이 분이 과장 정도 됐던 것 같은데. 하긴 나도 이 회사에 온 지 20년이 넘어갔으니 그 선배는 거의 30년이 넘어가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은 나이에 비례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말이 정말 맞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의 과거를 회상해 본다.


10대는 10Km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릴 때 항상 키를 재면서 이거 밖에 안 컸네.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나도 빨리 성인이 돼서  돈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으로 성인이 되기만을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기다림의 시간은 자연스럽게 더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20대는 20km

20대는 넘어야 할 관문이 참 많은 때였다.

재수를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고 대학을 가고 군대를 갔다. 

군대를 가서는 졸병 때 매일 같이 맞는 일이 다반사였고 빨리 병장을 달고 싶었다.

그리고 막상 병장이 돼서는 제대 날짜만 기다리다 보니 시간이 더 더디게 간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제대해서 복학을 하고 나니 취업에 대한 준비로 조금씩 바쁘게 지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어렵게 취업을 했다. 취업을 하고 인생이 마냥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취업한 동기들은 다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떤 친구는 교수를, 어떤 친구는 사업을, 하지만 나는 그저 회사일에 흠뻑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20대는 다양한 일에 비해 그나마 시간이 조금씩 빨리 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30대는 30km

30대부터 시간은 서서히 가속도가 붙는 듯한 느낌이다.

30대 초반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몇 년이 흐른 후  둘째를 낳는다.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월급의 한계를 느끼고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었다.

매일 퇴근 후 물건 분석하고 임장하고 그렇게 4~5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정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30대는 그렇게 빠르게 지나갔다.

딱히 이룬 성과는 없었지만 좌충우돌하면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아들로서, 사위로서 

보냈던 기억이 난다.

돌아 보면 어린아이들 재롱과 육아로 시간이 순삭 되었고 부동산 투자 공부로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다.


40대는 40km

40대가 되면서도 나는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아이들도 이제는 초등학교를 들어갔다. 투자도 어느 정도 결실을 맺으면서 나름 시간적 여유와 금전적 여유가 생기게 된다. 40중반에는 투자를 돌아보면서 책이라는 것도 출판하게 되고 이렇게 글도 쓰면서 블로그 활동과 책 읽기도 지속적으로 하게 되었다.

40이 되니까 서서히 노후를 어떻게 살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노년에는 뭐하고 살지?

어떻게 하면 무료하지 않고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의 노후를 위한 루틴을 만들기 시작했다.

새벽 독서, 아침 글쓰기, 퇴근 후 걷기 등 주로 혼자 놀 수 있는 루틴으로 하루를 채워가기 시작했다.

이런 루틴을 매일매일 쌓아가다 보니 의외로 시간은 빨리 흐른다.

지금 생각해 보면 30대보다는 확실히 빨리 간다는 생각이 든다.


50대는 50km일까?

글쎄 한 달만 지나면 내 나이도 50으로 들어간다.

20대, 30대, 40대 절대 상상해 보지 못했던 나이다.

그런데 순식간에 50이라는 나이의 문턱에 다다르게 되었다.

과연 예상대로 50km로 시간이 흐를까?

아니면 더 빠른 속도로 지나갈까?

결정을 할 시기인데 결정을 못 하고 이렇다 놓치는 것은 아닌가?

마냥 편안하게 정년까지 채우는 것이 맞을까?

여러 가지 고민으로 인해 시간이 빨리 가지 않을까 지레짐작을 해본다.

이번에 정년 퇴임한 그 선배는 과연 어떤 기분일까?

이분도 나름 한창때는 잘 나갔었는데, 지금은 조용히 퇴임 날짜만 기다리면서 몇 년을 지내셨었다.

몇 년 전에는 아내와 사별도 하셨다.

과연 아내가 세상으로 가고 아이들과 나만 혼자 남아 있는 시간은 어떻게 갈까?

나이를 먹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으로 새벽에 자연스럽게 눈이 떠진다.

나이를 먹으면 고민만 많아진다고 하는데 그런 고민으로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건가?

50대가 임박하다 보니 과연 나의 50대는  어떤 속도로 보낼 것이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아지는 49세의 연말이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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