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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Dec 21. 2023

회사 졸업

문을 닫으면 새로운 문이 열린다.

어릴 때 우리는 입학과 졸업이라는 것을 자주 경험해 보았다.

유치원, 초중고,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우리는 반복적으로 입학과 졸업이라는 관문에 익숙해 있다.

졸업을 하면 이 힘든 시기가 끝나고 뭔가 편안한 생활을 시작할 것 같지만 졸업은 또 다른 시작이고 한 단계 더 높은 과정으로 접어드는 것이기에 마냥 현재보다 좋다고 할 수 없다.

즉 더욱 힘든 여정이 펼쳐지는 것이다.


잘 생각해 보자.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오면 더욱 힘들어지고 고등학교를 오면 중학교보다 더 더욱 힘들어진다.

그리고 대학교를 가면 마냥 편안할 것 같지만 취업이라는 관문을 들어가기에 더욱 힘들어진다.

그리고 막상 회사에 들어오면 더 이상 공부 따위는 하지 않고 편안하게 현재의 삶만 즐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회사 내에서 진급을 위한 경쟁, 좋은 고가를 받기 위해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이겨내야 하는 전쟁터의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이 힘든 시기를 빨리 벗어나 노후의 유유 자작하는 삶을 꿈꾸며 직장의 졸업 즉 정년퇴직에 대해 동경을 하게 된다.


이 힘든 회사 생활을 빨리 마치면 해외여행이나 다니고 캠핑이나 다니면서 한가롭게 지내리라

많은 직장인들이 힘든 회사 생활을 마치고 멋진 은퇴 이후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서두에 언급했듯이 졸업이라는 것은 끝이 아니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시작이다.

게임으로 치면 현재 판 보다 한 단계 힘든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즉 정년 퇴임은 현재보다 더 힘든 여정으로 들어가는 험난한 시작이지 않을까?


며칠 전에 우리 랩에서 최초 1호 정년퇴임식이 있었다.

나도 20여 년을 다니고 있지만  정년퇴임식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사기업에서 정년을 채우고 은퇴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기업은 55세가 넘어가면 임금 피그 제로 인해 월급이 줄어든다. 그리고 일도 비중 있는 일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회사에서 시간을 채우는 업무로 전화된다. 한때는 잘 나갔던 대부분의 선배들은  이런 취급을 받는 것이 힘들어 회사를 그만둔다. 그리고 다른 회사에 취업하거나 사업을 생각한다.


드라마 '미생'에서 회사를 그만둔 선배가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말을 하는 것처럼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과거보다 낮은 대우를 받는 것이 오히려 나가서 개고생하는 것보다 좋다고 생각하는 선배들이 많아졌다.

어쨌든 그 선배는 명예퇴직보다는 정년퇴임을 선택했고 그렇게 35년간을 꿋꿋이 채우시고 회사에서 정년퇴임식식을 하신 것이다.

참석한 많은 후배 사원들은 그 선배가 울먹이는 송사를 보면서 여러 가지지 생각을 할 것이다.

"나도 이제 몇 년 안 남았네. "

"남일이 아니네."

"아니야 은퇴까지 있는다는 것은 너무 힘든 시간이야."

"그전에 나가야지."

"진짜 은퇴하면 뭐 하지 등등..."


나도 그 선배의 은퇴 이후가 궁금해서 회사 동료들에게  뭐 하실 건지 예에 대해 물어보았다.

해외에 자녀들이 있어 그리 가신다는 것이었다.

일단 쉬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래 힘들게 회사 생활을 하셨으니 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과거 은퇴한 한 지인이 생각났다.

그 지인은 더 이상 일하고 싶지 않다며 정년 퇴직을 하고 집에만 있다고 했다.  2년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그렇게 지내다 보니 매일 같이 밥을 차려줘야 하는 아내와도 사이가 좋지 않게 되고 결국 무슨 일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현재는 시설관리하는 곳에 취업을 해서 일을 한다는 말을 들었다. 2년의 시간이 자신에게는 악몽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지금 작은 일이라도 하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채운다는 것이 힘든 것이다.


나도 한때는 회사를 다니면서 투자를 하는 이유가 지긋지긋한 회사를 그만두고  편안함 삶을 살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리고 막상 투자로 어느 정도 부를 일구었지만 놀면서 편안하게 지내야지라는 생각보다 더 일을 하고 싶은 욕심이 많아졌다. 일을 한다는 것은 축복이고 행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회사에서 졸업은 일의 끝이 아니다. 

아마도 지금보다 더 힘든 단계로 과는 관문일 것이다.

더 이상 일을 하지 않고 쉬는 것이 편안해 보이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일하는 것이 더 즐겁고 행복했다고 말하는 선배들의 말처럼 이 시간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순간이 어쩌면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그 선배님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행복이라고 한다.

이 회사에서는 졸업하지만  은퇴 후 또 다른 문을 열고 행복한  삶을 기원해 본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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