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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Feb 02. 2024

부자 코스프레 직장인

회사에 동료들을 보면 부자들이 너무 많다.

명품 백, 수입차, 해외 고급 브랜드 옷,  잦은 해외여행 등등.. 그들을 보면서 어쩜 그렇게 주위에 부자들이 많을까? 그리고 주말에 항상 골프를 치러 다니는 친구들도 많다. 회사 월급이라는 것이 뻔한데 어떻게 그들은 다 부자의 삶을 살고 있을까? 아니 정확히 말하면 부자처럼 보이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물론 어떤 친구는 진짜 부자인 친구도 있다. 부모님을 잘 만난 사람이다. 소위 금수저이다.

예전에 여 선배 중에 한 분이 매일 다른 명품 가방을 메고 출근하는 선배가 있었다. 당시에 나는 명품 가방을 잘 모르던 시절이었는데 동기 여사원이 저 가방 굉장히 비싼 건데 저 선배는 저거를 칼라별로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저 선배가 부자야 아니 부모님이 올림픽이 개최 전의 잠실에 과수원  땅을 가지고 계셨데. 음 진정한 금수저 군... 괜스레 그 선배를 나도 모르게 동경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후 동기 여사원이 그 선배와 같은 명품 백을 가지고 출근을 했다. 우와 이거 어디서 났어? 너도 금수저니? 아니 저 선배 보니까 부러워서 나도 하나 큰마음 먹고 카드로 긁었어. 6개월 할부로. 얼마인데? 이번에 출장 가서 보니까 한국보다 백만 원이 저렴해서 과감히 샀지. 그래서 얼마인데? 450만 원, 원래는 한국에서 사려면 550만 원이 넘어 나는 백만 원이나 싸게 산 거야. 나는 놀래 뒤로 넘어갈 뻔했다. 아니 가방을 그 가격에 산다고?

이 정도면 싼 건데... 그래?, 응 너는 진짜 세상 물정을 모르는구나?

당시에 나는 정말 명품 백이 뭔지 몰랐다. 명품 백은 부자들만 가지고 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동기가 6개월 할부로 사는 것을 보고 저 가방을 가지고 다니면 진짜 부자로 보는구나 생각을 했다.


최근에 주변 친구들을 보니까 골프를 많이 친다. 거의 한 달에 2~3회를 필드를 나가는 친구들이 많다. 대부분이 회원권을 빌려 가거나 아니면 그냥 생돈을 주고 간다고 한다. 얼마 정도 드냐고 하니까 보통 30~40만 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 한 달에 100만 원을 넘게 골프에 쓰는 건데 월급 뻔한데 그게 가능하냐고 물어보면 일단 카드로 쓰고 연말에 인센티브 나오면 메꾸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 친구 형편을 뻔히 잘 안다. 25평 서울 북쪽에 아파트한 채가 전부다.


어떤 후배는 베트남 여행을 갔다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베트남 정도야 갈 만한다. 나도 몇 번 가봤기 때문에 나름 저렴하게 다녀온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어봤다. 어디에서 묵었어. 링컨 콘티넨털 호텔이요. 그곳이 가장 럭셔리하고 서비스가 좋거든요. 얼마인데? 일박에 80만 원인데 할인해서 70만 원으로 3일 머물렀어요. 그럼 숙박료로 280만 원이네 너무 비싼데 묵은 거 아니야? 평생 사는 것도 아니고 잠깐의 럭셔리 여행인데 그 정도는 나를 위해 써도 돼요. 그래. 이 친구는 오피스텔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고 항상 집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묻곤 했던 친구다.


사람들은 부자의 삶을 살고 싶어 한다. 그것이 평생이 아니어도 잠깐이라도 그 삶을 누리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부자의 삶을 사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인스타나, 각종 SNS에 나 이렇게 나 잘 살아 자랑을 한다. 그렇게 올리면 사람들은 또 부응한다. 오 정말 멋지다. 부럽다. 나도 가고 싶다. 사고 싶다. 하트를 미친 듯이 누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자는 아니지만 부자처럼 보이는 삶을 좋아한다.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 부자처럼 보여주는 문화에 중독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막연하게 부자의 삶을 동경하지만 진짜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드물다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진짜 부자가 되고자 하는 열망이 큰 사람은 부자처럼 보이는 삶의 방식이 부자의 공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흙 수저가 부자가 되는 공식은 나도 그랬고  누구나 알고 있듯이 시드머니를 만들기 위해 미친 듯이 돈을 모아야 한다.

카드를 자르고 소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돈을 불릴 수 있을까를 매일같이 고민하는 사람이 부자가 된다.

진정  부자가 된 사람들은 부자 이후의 삶을 모방하지 않고 부자가 되기 전의 모습을 똑같이 답습하는 사람이 부자가 된다. 그것도 조금이 아닌 미친 듯이 말이다. 그것도 일시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말이다. 어쩜 평생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까지 해야 해? 궁상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지만 솔직히 그렇게 해도 될까 말까 하다. 그래서 세상은 부자가 적은 것이다. 그렇게까지 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부자 코스프레로 자기 위안을 삼는 것이다.


최근에 아내가 나에게 투덜댔다.

당신은 왜 결혼하고 17년 동안  명품 백을 한 번도 안 사줬어?

주변에 친구들은 명품 백 한두 개는 다 있는데?

그래 미안해 대신 나는 당신에게 집을 5채 사줬잖아.

그거 팔면 그런 거 수백 개도 더 사는데...

그런가.....^^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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